금통위 앞두고 조용한 외환시장...원·달러 1.2원 내린 1,397원
원·달러 환율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27일 보합세를 이어가다가 13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트럼프 관세 2.0' 예고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되면서 우리 외환시장 참여 주체들도 포지션을 굳히기보다 관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3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399.0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이후 아시아 금융시장 내 전반적인 강달러 현상 약화와 맞물려 1,393원대까지 내려앉았으나 이후 수출업체들의 결제 수요가 몰리며 소폭 반등해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6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선 4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간밤에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1월 의사록를 바탕으로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설'에 무게를 실었다. 의사록에서 많은 위원들이 점진적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립금리 수준을 명확하게 정하기 어렵고, 통화정책의 제약 수준을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이 확인되면서다.

이같은 해석이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강달러 현상 완화 및 원화가치의 소폭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주요 6개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달러인덱스도 106.745로 전일 대비 0.21% 하락했다.

다만 시장이 신진국 통화 등 위험자산 선호에 베팅했다기보단, 관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국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오는 28일 휴장한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어 주요 일정들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의 중론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 경기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높은 환율과 가계부채 등 전반적인 사정을 봤을 때 당국이 인하를 꺼내들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한은이 이날 내년 경제 수정 전망을 발표하는 만큼, 예상 성장률이 이전보다 크게 내려간다며 '깜짝 인하' 카드를 빼들 수 있다는 소수 의견도 존재한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현재 횡보장세의 상단인 1,41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미국이 주도하는 위험자산 랠리에서 일찌감치 소외되어 왔다"며 "현재로선 수출업체들의 월말 수급과, 이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가 1,390원대에서의 제한적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기자 forward@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