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전영현…삼성전자 메모리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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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가 오늘 오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죠. 설왕설래가 많았는데 부회장 3인이 모두 유임되면서 안정적 경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부 전효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전 기자, 먼저 이번 인사의 총평을 전해주시죠.
<기자>
전영현(DS부문장), 한종희(DX부문장), 정현호(사업지원TF장) 3인 부회장 체제가 유지됐는데 검증된 베테랑에게 위기 수습을 주문한 셈입니다.
위기론에 휩싸인 삼성이 예년보다 빠른 인사에 나섰지만,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는 만큼 안정적 경영 기조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이때 제시한 과제가 △기술력 회복 △신사업 확보 △조직문화 개선이었습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습니다.
먼저 HBM 등 반도체 기술력 회복이 절실하다고 평가받는 메모리사업부는 전영현 부회장(대표이사 내정)이 직접 맡게 되면서 대표이사 직할 조직이 됐습니다.
전 부회장은 옛 삼성종합기술원인 SAIT 원장도 겸임하게 됐는데 기술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전 부회장이 맡게 된 셈입니다.
신사업 확보로는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가 꼽힙니다.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파운드리사업부를 지휘하게 됐습니다.
파운드리사업부 내에는 사장급 CTO 보직도 신설해 신사업 경쟁력을 빠르게 높인다는 포석입니다.
조직문화의 경우 '치열한 토론 문화가 사라졌다'고 사과문에서 언급했었죠. 이번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가 이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종희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품질혁신위원회는 제품을 뛰어넘어 전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직인만큼 사라진 토론 문화를 다시 세우고, 부문별 칸막이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전영현 부회장이 이번에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한종희 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됐습니다.
전 부회장이 이끄는 반도체 부문에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반도체(DS) 부문이 대표이사 직할 체제가 되면서 책임 경영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위기론에 휩싸인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HBM 개발팀을 신설해 HBM 시장에서의 추격을 알리기도 했고, 얼마전 나온 사과문 역시 전 부회장 명의로 나온 메시지였죠.
위기론의 진원지인 메모리사업부를 들어엎기보단 오히려 전 부회장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HBM을 비롯한 메모리 신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위기론의 배경이 기술 분야가 부각되기 보다는 재무·인사 같은 지원 부서가 부각된 결과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대표이사에 내정된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 부문의 전문성이, 사장으로 승진한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D램·AI 부문의 역량이 돋보이는 인물입니다.
사장으로 승진한 김용관 사장(DS부문 경영전략담당)이 DS부문에 배치된 것도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는 인사라는 평가입니다.
김 사장은 기존에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지원을 담당했는데 승진과 함께 DS부문으로 넘어오게 됐습니다. 한 걸음 떨어져서 반도체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부문의 한 구성원이 된 거죠.
이를 종합하면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남아있는 만큼 인사의 폭은 제한됐지만, 그 가운데서도 반도체 기술력 강화에 힘을 싣는 조치였다는 평가입니다.
아울러 이재용 회장의 항소심 선고 기일이 내년 2월 3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시기 이후에 신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와 추가 조직개편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