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미수금 급증에…중견 건설사 '실적 빨간불'
중견 건설회사들이 공사비 급등, 아파트 미분양, 공사 미수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부채비율 급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보유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 3분기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 규모는 1조4616억원에 이른다. 지난 9월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505.6%로, 일반적으로 위험 수준으로 평가받는 200%보다 2.5배가량 높다. 순차입금 비율도 142.9%까지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다음달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4301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울산, 대전에서 아파트 공급에 나섰지만 계약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원가 상승 탓에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96.9%까지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91.5%)보다 5.4%포인트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스포렉스 매각이 4분기에 반영되면 부채비율은 낮아질 것”이라며 “분양 위험도가 낮은 프로젝트 수주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화공영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손실 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16% 늘었다. 이화공영은 100% 도급공사를 하는 건설사다. 도급공사는 자체 개발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작은 대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건설 경기 악화로 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원가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 서한도 재무 건전성이 불안한 모습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분양 사업 미수금이 급증한 탓이다. 서한은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1092만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모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침체한 지방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미수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