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종 지역 아파트 물건이 경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지난 3월 11건에 불과하던 경매 진행 건수가 10월 40건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매수세 위축 속에 일반 매매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건이 대거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 수준까지 떨어진 ‘반값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경매 쌓이는 세종…'반값' 아파트 속출
27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경매 진행 물건은 40건으로 집계됐다. 9월(31건) 대비 30% 늘었고, 3월(11건)보다 3.6배 증가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0.1%로, 전국 평균 낙찰가율(87.2%)을 크게 밑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를 못 갚은 ‘임의경매’ 물건이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 나온 세종 고운동 가락마을 A아파트 전용면적 73㎡는 감정가(4억7000만원)의 68.1%인 3억2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집주인이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 시장에 나온 임의경매 물건이었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인 2억3000여만원까지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노리고 17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달 가락마을 B아파트 전용 84㎡도 임의경매가 이뤄졌다. 집주인은 세종 아파트값이 최고점이던 2021년 이 아파트를 담보로 6억여원을 빌렸다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집값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채권총액(6억여원)이 감정가(4억5400만원)를 넘어서게 됐다. 올 8월 한 차례 유찰로 3억1000만원까지 최저입찰가가 떨어졌고 두 번째 매각일에 낙찰가율 86.3%에 손바뀜했다.

대평동 해들마을 C아파트 전용 98㎡는 최근 감정가(7억3900여만원)의 85.9%인 6억3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임의경매 물건으로, 집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이 집값보다 많은 10억원에 이르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세종 아파트는 새 아파트인 데다 주거 선호도가 높아 그동안 일반 매매 시장에서 대부분 소화됐다”면서도 “전국적으로 매수세가 위축돼 세종 아파트조차 이자를 갚지 못한 임의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