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각사가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다 내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배당 기준일이 늦춰지면서 매년 12월 발생한 배당락에 관한 우려도 없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과 관련한 기대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호실적에 막대한 주주환원까지

호실적에 배당도…통신 3사, 벌써 '산타랠리'
27일 SK텔레콤은 4.63% 상승한 6만1000원에 마감했다. KT는 4.62% 오른 4만7600원에, LG유플러스는 2.85% 상승한 1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세 회사는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내년부터 통신사가 본격적인 이익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 덕이다. 특히 인건비를 대대적으로 감축한 KT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1591억원으로 올해 컨센서스 대비 83.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KT 주가는 38.37% 급등했다.

LG유플러스도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부각돼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18.88% 뛰었다. KT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48.99%)은 목전까지 찼는데, LG유플러스(35.68%)는 아직 외국인이 사들일 여유분이 큰 점도 작용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LG유플러스를 각각 390억원, 410억원어치 사들였다.

통신 3사가 최근 내놓은 밸류업 정책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SK텔레콤은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KT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자사주 1조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공언했다. LG유플러스는 중장기적으로 ROE를 8~10%까지 올리고 최대 60%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단기는 LG유플, 장기는 KT”

증권가에선 통신 3사 주가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I용 데이터산업의 성장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통신 3사의 내년 데이터센터 매출이 올해 대비 1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을 적용한 AI 데이터센터를 연다. KT는 2028년까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용량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215메가와트(MW)로 늘리기로 했다.

하나증권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실적 증가세가 부각되는 LG유플러스, 장기적으로는 KT의 주가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KT의 연간 주주이익 환원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건비 감축으로 이익이 늘어나 내년 예상 주당배당금(2800원)이 훌쩍 뛸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주이익환원 규모가 연간 5000억원일 당시 KT 주가는 3만원대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5만4000원 선까지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