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민은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60·사진)가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됐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해온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이 대표를 앞세워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추천했다.

1964년생인 이 내정자는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지낸 ‘재무통’으로 꼽힌다. 수치에 밝고 꼼꼼한 일처리 능력으로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의 초대 수장을 맡아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사업을 통해 KB라이프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해 생보사 중 최초로 요양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KB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전년도 합산 순이익(135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산 552조원, 임직원 1만5000여명의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장 취임을 앞둔 이 내정자 앞에는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수성‘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홍콩 ELS 배상 충당금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8420억원 적립하면서 신한은행에 리딩뱅크를 내준 상태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정상화도 이뤄내야 한다.

국민은행 상무급 이상 임원 39명 중 90%에 달하는 35명이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만큼 쇄신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영업과 외환, 재무 등 은행 현안 업무 경험이 풍부한 데다 보험사 대표를 지낸 만큼 비이자이익과 글로벌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12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및 심사, 추천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 행장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행장의 임기는 2026년 12월 말까지 2년이다.

KB금융 대추위는 내달 중순께 KB증권과 KB카드, KB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 차기 대표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이 교체되면서 비은행 자회사 CEO 인사 폭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성현 KB증권 대표(4연임)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연임)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