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 최대 '폭설'…도로 곳곳 마비, 출퇴근 '대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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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눈폭탄'…서울 북부 20㎝ 이상 쌓여
적설량 최대 10㎝ 예측 빗나가
지하철 북새통에 지각사태 속출
경기·강원 다중 추돌사고 잇따라
차고지 붕괴로 80대 노인 사망도
28일 오전까지 또 많은 눈
수도권·강원산간 20㎝ 이상 예보
기온 뚝 떨어져 빙판길 주의해야
적설량 최대 10㎝ 예측 빗나가
지하철 북새통에 지각사태 속출
경기·강원 다중 추돌사고 잇따라
차고지 붕괴로 80대 노인 사망도
28일 오전까지 또 많은 눈
수도권·강원산간 20㎝ 이상 예보
기온 뚝 떨어져 빙판길 주의해야
117년 만에 11월 폭설이 강타한 27일 수도권은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전국 곳곳에서 눈으로 인한 사고가 잇달았다. 이번 눈은 서울 북부 지역에 최대 20㎝ 쌓이는 동안 남부권은 적설량이 4㎝가량에 불과한 등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기후 변화로 특정 지역에 눈이 집중되는 ‘국지성 대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구별 관측소 적설량을 살펴보면 서울 관악구에 4.0㎝ 쌓이는 동안 성북구 20.6㎝, 강북구 20.4㎝ 등 북부 지역에 눈이 집중됐다. 기상청은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눈구름이 고지대에 더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벽부터 내린 눈의 양이 심상치 않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3시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며 대비에 들어갔다. 전날 기상청은 서울 적설량을 최대 10㎝로 예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의 이상 고온 영향으로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눈구름이 빠른 속도로 발달했다”며 “기온이 영하와 영상의 경계를 오가며 습설(축축한 눈)이 내려 정확한 적설량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경기와 강원, 충남 등에도 예상치 못한 눈으로 다중 추돌 사고가 속출했다. 오전 6시께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인근에서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오전 10시40분께엔 평택시흥고속도로 군자갈림목 주변에서 화물차가 미끄러져 경기 동남부 고속도로 곳곳이 두 시간가량 정체를 빚었다. 경기 양평군에선 무거워진 눈에 차고가 무너지며 80대 노인이 숨졌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구름대가 한 차례 더 유입돼 28일까지 전국에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예상 최대 적설량은 강원 산간과 수도권에 20㎝ 이상(서울 10㎝ 이상), 충청·전북·제주 15㎝, 전남·경상은 5~7㎝다. 28일 아침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영상 6도로 예보돼 빙판길 사고 위험이 높다.
전문가들은 올겨울에는 지난여름 폭우만큼이나 대설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 변화로 제트기류가 약화하면서 저항 없이 한반도로 내려오는 고기압과 서해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부딪쳐 대기가 불안정해져서다. 하경자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서해 수온이 계속 높아지며 유입된 수증기가 이른 대설의 이유”라며 “해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비슷한 기상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철오/정희원/최해련 기자 cheol@hankyung.com
○서울 북부 적설량 20㎝ 넘는 곳도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는 오전 8시 기준 16.5㎝의 일최심 적설량을 기록했다. 일최심 적설량이란 내린 눈이 녹기도 하는 점을 감안해 하루 중 가장 많이 쌓인 시점의 기록을 의미한다. 기존 서울의 11월 일최심 적설 기록은 1972년 11월 28일의 12.4㎝였다.구별 관측소 적설량을 살펴보면 서울 관악구에 4.0㎝ 쌓이는 동안 성북구 20.6㎝, 강북구 20.4㎝ 등 북부 지역에 눈이 집중됐다. 기상청은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눈구름이 고지대에 더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벽부터 내린 눈의 양이 심상치 않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3시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며 대비에 들어갔다. 전날 기상청은 서울 적설량을 최대 10㎝로 예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의 이상 고온 영향으로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눈구름이 빠른 속도로 발달했다”며 “기온이 영하와 영상의 경계를 오가며 습설(축축한 눈)이 내려 정확한 적설량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극심한 혼잡, 빙판길 사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자가용과 광역버스 운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시민들이 전철로 몰려 지하철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만원 열차를 그대로 보내다가 지각한 회사원이 속출했다.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가 추가 전동차를 투입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서모 씨(29)는 “9호선 주요 환승 구간인 선정릉역에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발 디딜 틈도, 숨 쉴 틈도 없었다”고 했다.경기와 강원, 충남 등에도 예상치 못한 눈으로 다중 추돌 사고가 속출했다. 오전 6시께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석터널 인근에서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오전 10시40분께엔 평택시흥고속도로 군자갈림목 주변에서 화물차가 미끄러져 경기 동남부 고속도로 곳곳이 두 시간가량 정체를 빚었다. 경기 양평군에선 무거워진 눈에 차고가 무너지며 80대 노인이 숨졌다.
○습기 머금은 ‘가을 눈’ 20㎝ 더 온다
기상청은 서울 동북권과 경기 남부 및 서해5도 등에 내린 대설경보를 이날 오후 2시40분 강남·서초·송파구 등으로 확대했다. 강원 동부와 경상 내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새로 쌓인 눈이 20㎝ 이상으로 예측될 때, 주의보는 10㎝ 이상(대도시는 5㎝)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구름대가 한 차례 더 유입돼 28일까지 전국에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예상 최대 적설량은 강원 산간과 수도권에 20㎝ 이상(서울 10㎝ 이상), 충청·전북·제주 15㎝, 전남·경상은 5~7㎝다. 28일 아침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영상 6도로 예보돼 빙판길 사고 위험이 높다.
전문가들은 올겨울에는 지난여름 폭우만큼이나 대설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 변화로 제트기류가 약화하면서 저항 없이 한반도로 내려오는 고기압과 서해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부딪쳐 대기가 불안정해져서다. 하경자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서해 수온이 계속 높아지며 유입된 수증기가 이른 대설의 이유”라며 “해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비슷한 기상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철오/정희원/최해련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