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머스크와 정부 경쟁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행정부에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됐다. 드디어 기업형 ‘생산성 로켓’이 미국의 국가 경영이라는 ‘우주’를 향해 발사된다니 매우 흥미진진하다. 부럽다. 한국은 어디쯤 자리 잡고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지난달 열린 한경 글로벌인재포럼 2024의 주제는 ‘AX(인공지능 전환), 그리고 사람’이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인간의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인적자원(HR) 부문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사 분야의 역할과 권한이 미미했고 기업의 조직문화도 경직된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우리 기업의 인사 분야 역량과 직원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 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공부문 HR에 대한 수준 높은 견해가 오갔다는 점이다. AI를 공공부문 인사 관리에 어떻게 적용해 업무 효율성과 공공성을 잡을 것인지가 주된 화두였다. AI 전환은 민간부문보다 낙후한 공공부문 HR 분야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릴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유능하고 효율적인 정부와 함께 일하며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도 국적을 선택하는 글로벌 시대다.

공공부문 인적자원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탈(脫)국경이다. 이미 민간부문에선 유능한 인재 확보를 위해 국적과 인종,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은 지 오래됐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선 여전히 개방적인 인재 영입 시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꼭 한국인이 아니고 한국에 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정부에 속해 일할 기술적 토대는 다 마련돼 있다. 공공부문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공공성과 정책의 안정성 위협 우려는 급속히 발전하는 AI 기술 수준이 지킬 것이다. 무국적 인재 쟁탈전은 기업을 넘어 공공부문에도 ‘파도’가 밀려올 것이다. 정부 효율화, 공무원 인재 경쟁력, 기업과 개인의 조세정책은 기업이 국적을 선택할 만한 매혹적 요소다.

민간 영역의 글로벌 성장은 사람의 힘, 즉 인사관리 시스템의 승리다. 국가가 육성한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 유일한 빠른 발전 모델을 창조해 해외에 진출했고 오늘날 눈부신 세계 일류기업을 키워냈다. 민간 영역의 세계적 진출은 각고의 인내와 노력, 땀의 결실이다. 그런데 공공부문은 근본적 사유가 아직 1980년대식 사고에 매몰돼 있다. 시급한 개혁적 화두이자 주요 3개국(G3)을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할 자산이다.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의 열쇠는 결국 기술 경쟁이다. 이는 사람의 힘으로 이뤄내는 것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기업의 위치를 고수하는 길이다. 남들보다 한 단계 앞서기 위해 정부의 경쟁력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고 국가 전체를 바라보는 인재 시스템과 운영, 기업 지원 방식은 글로벌 수준으로 변화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처럼 공정한 채용 시스템을 유지하고 개인의 재능을 극대화해 경쟁적 성과를 유도해야 한다.

그 하나는 세계 경쟁력을 위해 모두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글로벌인재포럼과 같은 세계 각국의 HR 시스템을 공부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제고는 또 다른 성과가 될 것이다. 이제 공공부문과 정부의 시야를 세계로 돌려야 할 때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머스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