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TV와 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선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27일 실시했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으로 이어지는 기존 체제로 2025년을 맞이하기로 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트럼프 2.0 시대’에 대응하는 데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경영진이 낫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DX부문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삼성이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한 것은 가전, 스마트폰 등의 품질 경쟁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품질과 수율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결하지 못한 핵심 임원들을 대상으로 문책성 발령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위원회 수장은 한 부회장이 맡는다.

한 부회장은 대표이사(CEO)와 DX부문장, 생활가전(DA)사업부장에 추가로 품질혁신위원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더 커졌다. 한 부회장은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브랜드와 마케팅 강화에도 힘을 줬다. 신임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에 구글 출신인 이원진 상담역(사장)을 낙점했다. 2014년 구글에서 영입한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인 이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2023년까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사업팀장을 맡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이 사장에게는 갤럭시 등 삼성 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는 숙제가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새로 생긴 DX부문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유기적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리더십과 경영 능력이 입증된 사장들에게 브랜드 파워, 소비자 경험 혁신 등 회사의 중장기 가치를 끌어올릴 도전과제를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