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중국의 추격으로 반도체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데요.

위기감을 느낀 정부도 적극적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반도체 클로스터 기반 시설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여주고, 세제혜택을 늘리며 반도체 산업 살리기에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최상목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향후 6개월이 우리 산업의 운명을 가르는 ‘골든타임’입니다. 기존에 활용해 온 정책 수단을 뛰어 넘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정부가 2년여만에 산업경쟁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K-반도체' 산업에 대한 재정·세제·금융·인프라 패키지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직접적 지원을 강화한 겁니다.

우선 재정 지원과 관련해선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조성하고 있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작업' 비용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직접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세제 혜택도 더 늘립니다.

반도체 산업은 조세특례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현재 대·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투자세액 공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국회와 논의해 이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어제 국회에서 'K칩스법'의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여야가 반도체 통합투자세액공제를 5%포인트 더 높이는 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실질적인 세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도체 업계가 바라는 건 보조금 지원.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우회적 지원방식만으로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업계의 숙원과제로 반도체특별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예외' 조항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며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것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다른 나라들은 연구개발할 때 시간 제약 없이 일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물건을 잘 팔려면 기술개발을 빨리 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검토해달라는….]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재검토 소식에 오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 안팎으로 급락한 상황.

반도체 패권 다툼이 국가대항전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기술 속도전에서 점점 더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만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고작 '세액공제'…알맹이 빠진 반도체 지원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