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엔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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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어요."

배우 황인엽이 '조립식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황인엽은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어제 마지막 방송을 다 같이 모여서 봤다"며 "제가 먼저 울음을 터트렸고, 다 같이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중국 인기 드라마 '이가인지명'을 원작으로 했다.

황인엽이 연기한 김산하는 어려서부터 어른스럽고 속이 깊은 인물이다. 힘든 일에도 '자고 나면 괜찮아진다'고 혼자 삭이며 참았지만, 윤주원(정채연 분)의 가족과 가족이 되면서 묘한 사랑을 키워가는 캐릭터다.

황인엽은 "(정)채연, (배)현성이 저보다 어려서 그들과 동화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너무 그들이 놀린다. 얼마 전 '흑백요리사'가 유행해서 '이븐하게'라고 썼다가 '이제 그거 지났다'고 말하더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은 황인엽과 일문일답.
/사진=케이엔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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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시청률 확인했나.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게 처음이다. 제작발표회도 '조립식 가족'이 대면으로 하는 걸로는 처음이었다. 어제 마지막 회는 다 같이 모여 맛있는 걸 보면서 재밌게 봤다. 7월 15일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서 부둥켜안고 울었다. 연속방송인데, 한 번에 방송되니 8회차 같아서 더 짧게 느껴지고 시즌2 얘기까지 나왔다. 너무 서운한데 너무 좋고, 감사했다. 그런데 시청률까지 잘나왔다. 시청률은 너무 만족한다. 이렇게 좋아해 주실지 몰랐다. 저희끼리 행복하게 찍었는데, 그게 잘 전달이 된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 누가 가장 많이 울었나.

제가 가장 많이 울었다. 오늘 오픈되는 OST를 틀어주셨다. 제가 '울지마'라고 했는데, 제가 먼저 울었다. 어제도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눈을 크게 뜨고 화장실도 다니면서 참았는데, 제가 먼저 울었다. 아쉬우니까. 끝나더라도 자주 만나자고 했다. 촬영이 끝나도 종종 만나긴 했지만, '조립식 가족'이 종영한 게 아니라 관련 에피소드를 나눴는데 이제 완전히 끝나니 각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갑자기 슬퍼졌다. 너무 각별하게, 친하게 지냈던 사이라서 유독 더 그랬다.

▲ 수요일 연속방영은 도전적인 시도였다.

너무 재밌지 않나. 목요일에 한 번 더 방송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은 OTT로 몰아보는 시청자도 많아서 그분들에게 충족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저에게도 특별한 편성이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 중국 원작이 유명한 작품이었다.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작품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제작해주시는 분들, 감독님과 선배님, 채연이 현성이까지 다 같이 느끼는 부담이었다. 어떻게 한국적인 정서로 만들어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 교복 부담감은 어떤가.

교복을 처음 '18어게인' 할 땐 어색한 게 맞았다. 그런데 지금은 주변에서 '어울린다'고 많이 말해주셔서 감사한 일인 거 같다. 가장 예쁘고 좋은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청춘의 푸릇푸릇한 느낌을 전하는 건 특별한 일이니까. 인터뷰할 때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좋은 메시지, 의미를 담는 역할이라면 언제든 입을 수 있다. 허락해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생각이다. 교복은 누구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입어서 그렇지. 놀이공원 가면 다 입지 않나.

▲ 교복핏을 위한 관리가 있었나.

채연, 현성이 저보다 어려서 그들과 동화되기 위해 노력했다. 제가 같이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관리해야하나' 싶긴 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그들이 놀린다. 얼마 전 '흑백요리사'가 유행해서 '이븐하게'라고 썼다가 '이제 그거 지났다'고 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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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이고, 주연 배우 중 가장 형이다 보니 촬영장에서 역할도 중요했을 거 같다.

빠르게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가야 했는데, 저도 그런 성격이 아닌데 먼저 한 번 해봤다. 그런데 한번 하니 두 번을 놀리더라. 두 사람이니 네 번이 되더라. 제가 다가가도 받아들여 줘야 하는 건데, 그래서 이렇게 호흡이 좋은 거 같다.

▲ 너무 친하다 보니 정채연과 스킨십 연기에 어색하진 않았나.

고등학생 이후 성인 연기를 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 서로 마주만 봐도 웃음이 나니 아이컨택을 10초씩 웃지 않고 가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친해져서 생각해낸 아이디어도 많았던 거 같다. 처음엔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좋은 걸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다들 있어서 촬영할 땐 정말 진지하게 했다. 서로의 존중과 배려가 있었다. 한번은 웃지만 두 번은 못 웃는다.

▲ 정채연은 키스신을 찍을 때 설렜다고 하더라.

그렇게 말했나?(웃음) 그런 걸 찍을 땐 분위기도 몽글몽글해진다. 다들 웃고 있고. 그래서 긴장과 설렘이 있다.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마저 더해지다 보니 그런 거 같다. 설렜다니 나도 설렜다. 저는 장면마다 향수도 바꿔쓰고, 식사 메뉴도 상의해가면서 집중했다.

▲ 실제로 사귀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더라.

안 그래도 그런 얘길 많이 해주셨다. 우리가 좋은 호흡이 있었구나 싶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장에 오면 장난치고 싶어 한다. 제가 오이향을 힘들어하는데, 채연 씨가 대기실 문을 열고 오이를 내밀더라.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좋은 동생이고 현성이까지 예뻐라 한다.

▲ 그런데 왜 인스타그램에는 채연 씨와 투샷만 있는 걸까.

이제 올릴 거다. 다 같이 다 찍었다.(웃음)

▲ 황인엽의 이상형은 뭘까.

대화가 잘되고 맑았으면 좋겠다. 맑음은 사람마다 다른데, 그 맑음을 가진 사람은 그 눈이 있다. 맑은 사람은 대화가 잘된다. 소통이 중요하지 않나. 그래서 제가 맑은 사람을 좋아하는 거 같다. 저도 눈이 찢어졌지만 맑은 사람이다.(웃음) 맑음이 느껴지면 예쁘게 보이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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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안의 비법이 있을까.

엄마가 선크림을 안 바르면 못 나가게 했다. 어릴 땐 백탁현상이 심한데, 그걸 무조건 바르게 했다. 선크림을 발라주셔서 그런 건가 라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 산하는 내면의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고민이 많았을 거 같다.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시청자들이 설득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사하게도 알아주셔서 감동이었다. 산하는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먼저고, 눈으로 더 많이 얘기해야 하고, 깊이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는 친구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 연기긴 하지만 엄마 역의 김혜은이 밉지 않았나.

너무 친하다. '안나라수마나라'때부터 엄마 역할을 해주셨다. 산하와 엄마가 대립하는 장면을 앞두고 집으로 초대해주셔서 저도 빵이랑 초콜릿 사서 맞춰보곤 했다. 끝나고 나선 '너무 좋았다'고 직접 만든 지갑도 선물해주셨다. 사이가 정말 좋다. 다음엔 아들과 엄마가 아닌 다정하거나 협력관계인, 뭔가 웃으면서 만날 수 있는 역할로 만나자는 얘길 많이 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분노한 부분은 이해하는데, 그건 연기니까.

▲ 아버지들은 어땠나.

최원영 선배, 최무성 선배와 함께하는 건 영광의 시간이었다. 많은 조언보다 묵묵하게 지켜봐 주시는 게 감동이 될 때가 있지 않나. 그렇게 항상 기다려주신다. 있는 듯 없는 듯 지켜봐 주셨다. 그게 너무 감사했다. 어디든 가고 싶은데, 항상 극 중 만나는 장면이 식탁이다 보니 그게 아쉬울 정도였다. 사적으로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으려 하고, 선물도 드린다. 어제도 최원영 선배 아이들이 '조립식 가족' 팬이라고 해서 '셋이 놀러 가겠다'는 얘기를 했다.

▲ 실제로는 어떤 아들일까.

딸 같은 아들이다. 동생은 무뚝뚝한데, 애교도 많고 다정한 편이다. 계절마다 본가에 가면 옷도 사드리고, 엄마가 옷을 좋아해서 같이 보러 가기도 하고 한다. 며칠 전에도 겨울이라 아빠 못 사드리고 왔다. 저는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너무 좋아하시고, 주변 분들도 많이 보셨다고 하더라. 꼭 10대, 20대 타깃이 아닌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어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 행복해하시더라. 저도 너무 좋았다.

▲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성장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

제가 눈으로 표현한 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는 게 그게 가장 큰 매력이었던 거 같다. 너무 좋다. 기쁘다. 그리고 이 작품이 해외에서 사랑받을 거라 생각 못했다. 기적 같은 일이고 행운 같다. 모든 게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더 아름답고 감사한 거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표현은 다 하려 한다. 팬미팅에 가서도 할 수 있는 마음을 다 전달하려 한다. 해외에서 어떻게 저를 알고 좋아해 주시는지, 팔로우 수치를 보며 '이게 가능한가',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뭘 해야 하나' 라고 생각했다가, '열심히 일하자'로 귀결되는 거 같다.

▲ 실제 성격과 캐릭터의 간극이 큰 거 같다.

'18어게인'과 '여신강림'으로 크게 관심을 받으면서 얼었던 부분이 있었다. 작품 자체도 워낙 관심도 많이 받았고, 원작도 큰 사랑을 받지 않았나. 그래서 책임감도 컸다. 더 집중하려 했다.

▲ '친애하는 X' 특별출연이 예정됐다.

보여드렸던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더 깊이 있고, 제가 가진 외적인 모습과 어울리는 역할이고, 이응복 감독님과 일하는 건 개인적으로 바랐던 일이라 기대가 된다. 뭔가 차가우면서도 멋있다. 이번에 호흡하는 분들도 너무 좋아서 새로운 환경이지만 잘하고 있다. 촬영 외엔 연말 팬미팅만 준비하고 있다. 이제 돌려드릴 타이밍이라 생각해서 팬미팅 투어를 하면서 팬들이 좋아할 만한 걸 하려고 한다. 그 후엔 팬들을 설레게 하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고 싶다. 그게 제 본문이라 생각한다. 좋은 영감을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