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오른쪽)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오른쪽)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해 "지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 이후 상급종합병원 의료 이용이 감소하면서 건보 지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찬 간담회를 열고 건보 재정에 대한 우려에 이같이 답했다. 정 이사장은 "(병원 선지급금으로) 1조6000억원 정도가 미리 들어갔고, 6∼7000억원이 비상진료체계 관련으로 나갔다"며 "그러나 (상급종합병원 등의) 급여 청구가 예전 같지 않아 현재는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아직 급여 지출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큰 타격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 건강보험료가 2년 연속 동결된 것에 대해 "저희로선 걱정이 크지만 올해 급여 지출이 많아지지 않으면서 보험료가 동결된 부분을 상쇄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출 부분의 타격은 없다"고 했다.

또한 "적립금 투자를 통해 1조 이상의 운용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건보 지출을 유발하는 의료 쇼핑과 관련해선 "연 365일을 초과하는 외래환자에게 90%까지 본인 부담을 하도록 시스템을 짜고, 추후에 질병별·상황별로 분류해서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의료개혁 대상인 비급여 항목에 대해선 "몇 개가 있는지도 모르는 비급여를 1068개 정도 정리해 95% 이상 수집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비급여 제도가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혼합진료 규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혼합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과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비급여 의료 서비스를 동시에 받는 것으로, 건보 재정 누수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정 이사장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통해 신데렐라 주사(비급여 항목)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같은 날에 도수치료를 하고 물리치료를 하는 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