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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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사진)가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통상 한은 집행부의 의견으로 여겨지는 부총재의 결정이 '소수의견'이 된 것은 2004년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인하 의견을,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소수의견을 낸 두명의 금통위원은 유 부총재와 장용성 금통위원이었다. 이들은 주로 환율 변동성 문제를 중점적으로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크지 않았지만 성장과 외환시장의 안정 간 상충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은 부총재가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소수의견을 낸 것은 2004년 11월 이성태 당시 부총재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이성태 부총재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에 반발해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른 금통위원 5인이 금리 인하에 찬성하면서 당시 금통위는 콜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인하했다.

당시 박승 총재도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통위원 6명의 결정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난 만큼 별도로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당시 금통위원들이 한은 집행부 의견과 반대되는 결정을 한 것을 두고 '금통위원의 반란'이라는 수사가 붙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참고로 이성태 부총재는 박승 총재 후임으로 한은 총재가 됐다.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도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금리 인하로 결정한 만큼 별도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이 총재는 "집행부가 장단점을 보고했고, 금통위원들이 본인의 의견으로 제시했다"며 "부총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총재로 취임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부총재의 소수의견이 잘 없었던 일이지만 과거 패턴으로 현재를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처음…"금리 인하 반대" 소수의견 낸 한은 부총재
유 부총재와 함께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 위원은 지난 10월에 이어 2연속 소수의견을 냈다. 이는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에 연속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전 금통위원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