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손태승) 친인척 불법대출이 우리금융 현 회장(임종룡)과 현 행장(조병규) 재임 시절에도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불법 등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검사 과정에서 전 회장 관련 불법대출과 유사한 형태의 불법대출이 현 회장과 현 은행장 재임시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중점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8월 우리은행 검사 결과 2020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3년9개월 동안 손 전 회장의 처남 등 친인척 관련 차주 20곳에 총 42건, 616억원의 대출이 실행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손 전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했고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우리금융 회장을 지냈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부터 이 사안과 관련해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정기검사를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장해 오는 29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이 원장은 "이 사안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됐는지 이사회 통제 기능이 작동했는지, 작동하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에 대해 점검하려 한다"며 "점검 결과는 다음달 중으로 국민과 언론에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원장은 은행들이 제출한 책무구조도 관련해 지주 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 총괄책임자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지주 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로서 자회사 내부통제 작동 여부까지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의 실효적 작동을 위해 지주 회장이 책임의식을 갖고 총괄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인적·물적자원 투자 등 자회사의 내부통제 업그레이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며 "은행권 여신 프로세스 개선사항의 안착, 임원 친인척 특혜 대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 방안 마련 등에 대해서도 지주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