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기생충' 이후 '1승' 올릴까…"늘 갈구해 온 도전" [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생충' 이후로 어떤 작품을 할지 늘 고민했습니다. 사실 도전은 늘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만 저는 30년 동안 늘 갈구하며 도전해 왔죠."
배우 송강호가 신작 '1승'을 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배우 최초 주연작 관객 수 누적 1억 명. 한국 남자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는 '1승'에 대해 자신의 도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8일 열린 '1승' 언론시사회에서 송강호는 "뭘 해도 잘 되고, 뭘 해도 사랑받는 작품을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때에는 그런 노력이 소통되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저는 그게 문제라기보다 그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배우를 떠나 예술가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하고 늘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2019년 '기생충' 이후 '나랏말싸미', '브로커', '비상선언', '거미집' 등을 선보였으나 관객 수는 아쉬움에 그친 바 있다. 심지어 '브로커'는 송강호에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겼으나 누적 관객 수 126만 명으로 후광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강호는 이에 대해 "결과들은 아쉬웠지만 그게 저의 연기의 주목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결과가 아닌 가능성과 도전을 보고 작품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한참 진지하고 무겁고 짓눌린 캐릭터를 연속적으로 맡았을 때 신연식 감독에게 이 작품의 제안을 받았다"며 "관객에게 밝고 경쾌한 기운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 프로젝트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하나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동주', '페어 러브', '거미집', '삼식이 삼촌' 등 작가, 감독, 제작자로 활약한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국내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송강호가 지도자 생활 통산 승률 10% 미만에도 불구, 배구공 곁을 떠나지 못하는 김우진 역을 맡았다. 매일 배구 중계를 보는 '찐 배구팬'인 송강호에게 운명과도 같은 작품일 터.
송강호는 "남자 배구도 매력적인데 여자 배구는 아기자기한 지점이 재밌어 재밌게 봤다"며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배구는 유별나게 팀워크가 중시되는 스포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는 슈퍼스타들이 끌고 가는 개인의 특출난 재능, 파워가 크게 작용하는 느낌이 드는데 배구도 물론 김연경 선수 같은 슈퍼스타가 있지만 팀워크가 관건인 운동이라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송강호는 특별한 롤모델을 두고 연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감독과 선수의 소통 묘미가 유별나다"며 "실제 경기에서 작전 타임 같은 걸 유심히 봤다. 여러 감독이 선수를 야단 치기도 하고 재밌게 용기를 북돋는 모습을 보며 참조했다"고 밝혔다. 충무로 대세 박정민이 천재와 괴짜를 오가는 관종 구단주 강정원 역을, 톱모델 출신 신스틸러 장윤주가 빠른 눈치로 젖은 낙엽처럼 벤치에 붙어 세월을 버텨온 핑크스톰의 선수 방수지 역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박정민, 장윤주에 대해 "예전부터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팬이었다"며 "박정민은 어떤 캐릭터, 작품이든 자신만의 표현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는 괴력의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장윤주는 배우들이 흔히 가진 전형적인 틀이 있는데 거기에 본인의 개성과 매력으로 수시로 넘나드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두 사람을 보고 '참 이상한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이상함은 좋은 뜻"이라며 "이런 이상함이 주는 시너지가 조금이라도 영화에 담긴다면 1승만의 독특한 매력이 발휘될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예전부터 송강호와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옆에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있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큰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처음 배우라는 직업을 갖겠다고 했을 때 송강호 선배처럼 되고 싶었다"며 "너무 원대한 꿈이다. 데뷔한 지 십수 년이 지나 현장에서 뵈니 모든 것이 신기했고 모든 순간이 배움이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후배의 고백에 "박정민의 말은 진심"이라며 "제가 몇 년 전부터 인터뷰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걸 봐서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윤주 "제 배역이 점프를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이라 무릎에 부상이 있었다"며 "고생하며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부상이 아니어도 강스파이크를 해보고 싶었는데 배움의 시간도 짧고 체력도 없어 결국 하지 못했다"며 "스파이크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쾌하고 즐겁게 끝났지만, 가슴에 감동이 있는 작품"이라며 "배구선수 출신도 있고 실제 선수들에 모델 후배들도 출연했는데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면서도 화음이 있어 관객에게 분명히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승'에는 김연경 선수, 김세진, 신진식 감독까지 배구계 레전드들부터 배우 조정석까지 특별출연했다. 특히 조정석은 ‘핑크스톰’의 라이벌 팀인 ‘슈퍼걸스’ 감독을 맡아 송강호와 영화 '관상' 이후 11년 만에 연기했다.
송강호는 "오랜만에 연기해서 반가웠고, 역시 맛깔나게 살아 숨 쉬는 연기를 해줘서 큰 힘이 됐다"고 인사했다. 신 감독은 "김세진, 신진식 감독과는 또 다른 특별한 케미를 만들어 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배구는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네트 사이에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는 느낌이 드는 스포츠라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남자 배구보다 여자 배구가 영화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스포츠라 경험이 없으면 배우기 힘든데 배구계의 전설 같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도와주셨고, 시간과 예산안에서 가능한 그림들을 고민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송강호는 "거대 자본이 들어간 작품은 아니지만, 유기농 채소와 같이 싱그럽고 풋풋한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1승'은 오는 12월 4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배우 송강호가 신작 '1승'을 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배우 최초 주연작 관객 수 누적 1억 명. 한국 남자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는 '1승'에 대해 자신의 도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8일 열린 '1승' 언론시사회에서 송강호는 "뭘 해도 잘 되고, 뭘 해도 사랑받는 작품을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때에는 그런 노력이 소통되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저는 그게 문제라기보다 그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배우를 떠나 예술가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하고 늘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2019년 '기생충' 이후 '나랏말싸미', '브로커', '비상선언', '거미집' 등을 선보였으나 관객 수는 아쉬움에 그친 바 있다. 심지어 '브로커'는 송강호에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겼으나 누적 관객 수 126만 명으로 후광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강호는 이에 대해 "결과들은 아쉬웠지만 그게 저의 연기의 주목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결과가 아닌 가능성과 도전을 보고 작품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한참 진지하고 무겁고 짓눌린 캐릭터를 연속적으로 맡았을 때 신연식 감독에게 이 작품의 제안을 받았다"며 "관객에게 밝고 경쾌한 기운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 프로젝트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하나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동주', '페어 러브', '거미집', '삼식이 삼촌' 등 작가, 감독, 제작자로 활약한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국내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송강호가 지도자 생활 통산 승률 10% 미만에도 불구, 배구공 곁을 떠나지 못하는 김우진 역을 맡았다. 매일 배구 중계를 보는 '찐 배구팬'인 송강호에게 운명과도 같은 작품일 터.
송강호는 "남자 배구도 매력적인데 여자 배구는 아기자기한 지점이 재밌어 재밌게 봤다"며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배구는 유별나게 팀워크가 중시되는 스포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는 슈퍼스타들이 끌고 가는 개인의 특출난 재능, 파워가 크게 작용하는 느낌이 드는데 배구도 물론 김연경 선수 같은 슈퍼스타가 있지만 팀워크가 관건인 운동이라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송강호는 특별한 롤모델을 두고 연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감독과 선수의 소통 묘미가 유별나다"며 "실제 경기에서 작전 타임 같은 걸 유심히 봤다. 여러 감독이 선수를 야단 치기도 하고 재밌게 용기를 북돋는 모습을 보며 참조했다"고 밝혔다. 충무로 대세 박정민이 천재와 괴짜를 오가는 관종 구단주 강정원 역을, 톱모델 출신 신스틸러 장윤주가 빠른 눈치로 젖은 낙엽처럼 벤치에 붙어 세월을 버텨온 핑크스톰의 선수 방수지 역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박정민, 장윤주에 대해 "예전부터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팬이었다"며 "박정민은 어떤 캐릭터, 작품이든 자신만의 표현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는 괴력의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장윤주는 배우들이 흔히 가진 전형적인 틀이 있는데 거기에 본인의 개성과 매력으로 수시로 넘나드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두 사람을 보고 '참 이상한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이상함은 좋은 뜻"이라며 "이런 이상함이 주는 시너지가 조금이라도 영화에 담긴다면 1승만의 독특한 매력이 발휘될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예전부터 송강호와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옆에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있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큰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처음 배우라는 직업을 갖겠다고 했을 때 송강호 선배처럼 되고 싶었다"며 "너무 원대한 꿈이다. 데뷔한 지 십수 년이 지나 현장에서 뵈니 모든 것이 신기했고 모든 순간이 배움이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후배의 고백에 "박정민의 말은 진심"이라며 "제가 몇 년 전부터 인터뷰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걸 봐서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윤주 "제 배역이 점프를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이라 무릎에 부상이 있었다"며 "고생하며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부상이 아니어도 강스파이크를 해보고 싶었는데 배움의 시간도 짧고 체력도 없어 결국 하지 못했다"며 "스파이크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쾌하고 즐겁게 끝났지만, 가슴에 감동이 있는 작품"이라며 "배구선수 출신도 있고 실제 선수들에 모델 후배들도 출연했는데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면서도 화음이 있어 관객에게 분명히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승'에는 김연경 선수, 김세진, 신진식 감독까지 배구계 레전드들부터 배우 조정석까지 특별출연했다. 특히 조정석은 ‘핑크스톰’의 라이벌 팀인 ‘슈퍼걸스’ 감독을 맡아 송강호와 영화 '관상' 이후 11년 만에 연기했다.
송강호는 "오랜만에 연기해서 반가웠고, 역시 맛깔나게 살아 숨 쉬는 연기를 해줘서 큰 힘이 됐다"고 인사했다. 신 감독은 "김세진, 신진식 감독과는 또 다른 특별한 케미를 만들어 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배구는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네트 사이에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는 느낌이 드는 스포츠라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남자 배구보다 여자 배구가 영화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스포츠라 경험이 없으면 배우기 힘든데 배구계의 전설 같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도와주셨고, 시간과 예산안에서 가능한 그림들을 고민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송강호는 "거대 자본이 들어간 작품은 아니지만, 유기농 채소와 같이 싱그럽고 풋풋한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1승'은 오는 12월 4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