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 삼성디스플 사장…"AI 시대 OLED 초격차"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신임 사장(CEO·사진)이 “인공지능(AI) 시대 디스플레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열심히 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용 패널 사업을 책임지는 중소형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낸 이 사장은 이날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CEO)로 임명됐다.

이 사장은 AI 시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포스텍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OLED 제품·공정 개발 등을 두루 경험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로서 ‘기술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 8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 ‘IMID 2024’ 개막식 기조 강연에서도 “저소비 전력,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생생한 화질, 휴대성 높은 디자인이 AI 시대 디스플레이의 필수 조건”이라며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완벽한 디스플레이는 OLED”라고 말한 바 있다. 폴더블 OELD 등 유망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폴더블 OLED를 개발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에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올 상반기 출하량 추정치 기준 점유율은 47%다. 최근 미국의 대형 고객사가 폴더블폰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제1 공급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사장은 “폴더블용 OLED에서도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청 삼성디스플 사장…"AI 시대 OLED 초격차"
확장현실(XR) 기기용 차세대 패널 개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XR 기기용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유리 기판 대신 얇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OLED 소자를 증착한 디스플레이다. 크기는 우표 수준이지만 4K(화소 수 가로 3860개, 세로 2160개) 수준의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어 애플의 비전프로에도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도스 기술을 보유한 이매진을 2023년 인수,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계획대로 올레도스 개발을 잘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디스플레이의 추격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애플 아이폰에 OLED 패널을 납품하고 있고, 최근 폴더블 OLED 시장에서도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사장 신임 배경으로 ‘중국 업체 등 경쟁사와의 초격차 확보’를 꼽을 정도로 BOE 등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사장이 꼽은 승부수는 ‘기술력’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퀀텀닷(QD) OLED, 폴더블 OLED 시장을 주도한 것처럼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에서도 기술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상황인 건 맞지만 기술력으로 따돌리겠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