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갈수록 늘어나는 불법 스팸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불법 스팸을 방치하는 이동통신사와 문자중계사, 재판매사 등에 무거운 책임을 지우겠다는 게 대책의 핵심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법 스팸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불법 스팸 신고는 올해 상반기 2억1000만 건이 접수됐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지난 6~7월 긴급 점검한 결과 불법 스팸의 75%가 대량문자 서비스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불법 스팸으로 인한 부당이익 환수, 대량문자 유통시장 정상화, 불법 스팸 차단 강화, 불법 스팸 수신 차단, 스팸 차단 거버넌스 구축 등 다섯 가지 추진 전략을 세웠다.

먼저 불법 스팸 처벌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불법 스팸을 보낸 사람에게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제재를 했지만 처벌 수준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업자는 불법 스팸 방지 의무가 있지만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묵인, 방치하는 상황이 지속됐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불법 스팸을 발송한 자와 불법 스팸 발송을 묵인·방치하는 이동통신사, 문자중계사·재판매사 등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악성 스팸 전송 행위를 몰수·추징 대상으로 규정해 범죄 수익을 몰수한다.

지난 8월 기준 1168개에 이를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은 문자 재판매사의 등록 요건을 강화한다. 대량문자 전송 자격 인증을 의무화하는 등 사업자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문제 사업자는 영업 정지와 등록 취소를 위한 처분 기준을 마련해 시장에서 퇴출한다.

불법 스팸 발송 차단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스팸 문자 번호·계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문자 사업자는 발신 번호 유효성과 문자서비스 계정을 검증하고 통신사는 위변조 발신 번호의 수신을 사전 차단하는 방식으로 발신 번호 위변조 이중 차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대량문자 서비스 이용자가 문자를 발송할 때마다 매번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하고, 로그인 때 다중 인증을 의무화한다. 피싱 URL이 포함된 문자는 발송을 전면 차단하는 등 불법·악성 문자 사전 차단 체계도 구축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