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해지' 뉴진스 폭탄 터졌다…하이브 개미들 '비명' [영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뉴진스, 28일 긴급 기자회견 개최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 발표
"계약 위반한 건 하이브, 우리 보호 안 해"
방시혁 향해선 "할 말 없다"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 발표
"계약 위반한 건 하이브, 우리 보호 안 해"
방시혁 향해선 "할 말 없다"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비롯해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는 요구가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 이날까지 답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내용증명에 담긴 시정 요구 사항은 ▲민 전 대표의 복귀 ▲뉴진스 멤버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발언한 매니저의 공식 사과 ▲멤버들의 동의 없이 사용된 사진·영상 자료 삭제 ▲음반 밀어내기로 발생한 피해 해결책 마련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했던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과의 분쟁 해결 ▲뉴진스만의 고유한 색깔과 작업물 보장 등이었다.
전날 어도어는 뉴진스가 내용증명을 보낸 데 따른 조치사항의 이행이라며 빌리프랩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를 '보여주기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지는 "어제의 입장문은 우리가 느끼기엔 정말 마지못해 내는 것 같았다. 입장문의 시작이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사항의 이행'이라는 거다. 정말 보여주기식의 답변만 우리에게 주고 있고, 진심을 보여준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직격했다.
내용증명에 대한 어도어의 답변은 기자회견 개최 1시간 전에 메일로 받았다고 했다. 민지는 "메일을 읽고 다시 한번 심각하다고 느꼈다. 주 내용은 14일이라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거였다. 그간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시간 끌기 식의 회피하는 답변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진스는 "29일 자정 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전속계약 해지 가처분을 제기하는 방식이 아닌,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민지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해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면서 "계약을 해지하면 효력이 없어지는 거라 우리 활동엔 장애가 없을 거다. 우리가 굳이 가처분을 낼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전속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4000~60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 계약서에 따라 계약 해지 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2년간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으로 규정하는데,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1102억원이며 뉴진스의 잔여 계약 기간이 5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진스는 계약을 위반한 건 하이브 및 어도어이기 때문에 위약금을 낼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해린은 "위약금에 대한 기사를 많이 봤는데, 우린 전속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가 위약금을 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온 거다. 당연히 책임은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강조했다.
상표권과 관련해서도 혜인은 "29일 자정 이후로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당분간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다섯 명이 뉴진스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뉴진스 이름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니는 "우리가 어도어를 떠나는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다"면서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고,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근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토로했다.
민지는 "이미 어도어는 많이 달라져 있다. 기존에 있던 이사님들도 갑작스럽게 모두 해임됐다. 하이브의 입맛대로 바뀌어 버린, 또 우리와 함께 일한 감독님과의 관계도 끊어버린 어도어에서 전속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 전 어도어 대표와의 동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지는 "예정된 스케줄은 모두 진행할 거다. 가능하다면 민 대표님과 함께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도 민 대표님과 좋은 활동을 하고 싶다"면서 "많은 일이 벌어질 거고, 또 어떤 방해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섯 명이 뜻을 모아서 모험, 도전을 즐기기로 했다. 이런 우리의 행보를 앞으로 지지해 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그분께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후 하이브가 대화를 요청해도 응하지 않고, 계약 해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어도어에서 보내온 내용증명에 대한 내용은 다음 날 오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브와의 결별을 택한 뉴진스의 행보가 엔터 전반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엔터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서 벗어난 업종으로 주목받으며 수출주 가운데 유독 좋은 흐름을 보여왔다. '관세 안전지대'로 평가받으며 고전하던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증권가에서도 엔터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뉴진스가 '탈 하이브'를 선언하면서 하이브는 적잖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티스트가 뉴진스 단 한 팀뿐임에도 어도어는 지난해 1102억원의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905억원의 매출을 기록, 쏘스뮤직(540억원)과 KOZ엔터테인먼트(297억원)를 앞섰다.
한편 이날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3.78% 하락한 20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