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크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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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16세 미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28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했다.

청소년 SNS 중독 문제가 심각하자 호주는 전세계 최초로 부모의 동의와 상관없이 모든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다. 이에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플랫폼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된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호주 상원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틱톡과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 계정을 만들 경우 해당 플랫폼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34표 대 반대 19표로 의결했다.

당국의 점검 결과 조치가 불충분할 경우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한화 약 450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유튜브나 왓츠앱 등은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에서 제외됐다.

이는 미성년자의 SNS 이용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다.

앞서 프랑스와 미국 일부 주에서 미성년자가 부모의 동의 없이 SNS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지만, 부모의 동의와 관계없이 모든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책은 내년 1월부터 도입기를 거쳐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규제 대상이 된 SNS 플랫폼들은 이 도입 기간 동안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을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이달 초 발의한 이 법안은 호주 내에서 학부모 단체를 비롯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 학자들은 해당 법이 성소수자나 이민자 등 소수자 집단에 속한 취약한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지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보였다.

호주 인권위원회도 앞서 해당 법이 아동·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막아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들이 정상적인 경로의 SNS 사용이 막히면 곧바로 다른 우회 경로를 찾거나 위험한 방식으로 SNS를 이용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SNS 금지법이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자녀의 SNS 중독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지지표를 모으려는 앨버니지 총리 내각의 선거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규제 대상이 된 페이스북, 스냅챗 등 SNS 플랫폼 기업들은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기 위한 실질적 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입법이 성급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