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가 5개월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재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가 두 달째 줄고 건설 한파가 계속되는 등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0으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8월 1.1%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9월(0.3%)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6.3%) 등에서 줄었지만 반도체(8.4%) 등에서 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내수와 직결된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9월 0.8% 감소한 뒤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재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0.4% 감소하면서 전달(-0.5%)에 이어 두 달째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4.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5.8%)는 줄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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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8% 줄었다. 설비투자는 지난 8월 5.6% 줄어든 뒤 9월 10.1% 늘며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조정을 받았다. 최근 한 달 간 공사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4.0% 줄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다.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서비스업 생산은 견조하지만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마이너스”라며 “설비투자는 좋은 모습으로 가고 있지만 건설쪽은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8개월, 4개월 연속 보합 및 하락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4분기의 첫 달인 10월 산업활동 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내면서 올 4분기 성장률도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내년 성장률은 2.1%에서 1.9%로 내렸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 내년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재부가 지난 15일 1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제시했던 평가와 동일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흐름 자체가 지난 그린북 당시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소상공인·자영업자 추가 지원방안 마련 등 내수·민생 회복을 조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