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죽은 지 오래"…성형외과만 덕지덕지 '충격 근황'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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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 타격 못 피한 강남역 일대
저층 다 폐업하고 의원 남은 건물도
"활기 넘치던 분위기 죽은 지 오래"
그나마 의료관광으로 버티는 분위기
저층 다 폐업하고 의원 남은 건물도
"활기 넘치던 분위기 죽은 지 오래"
그나마 의료관광으로 버티는 분위기
내수 침체 위기에 강남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던 강남역 일대 곳곳이 공실로 전락했다. 특히 1~2층에 위치하던 음식점 등은 모두 폐업하고, 피부과·성형외과 등 의원들만 남은 건물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강남역이 병세권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불황의 그림자가 유동 인구의 상징인 강남역까지 드리울 정도로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 강남역 일대에서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11번 출구부터 신논현역까지 길게 뻗은 대로변은 '불패 상권'으로 불렸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거리를 메우면서 음식점과 카페는 물론 옷가게·학원·영화관 등이 고루 밀집해있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최근 몇 년 새 이 일대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던 매장들이 문을 닫은 것이다.
유명 생과일주스 카페,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분식집, 대형 프랜차이즈 화장품 매장, 신발 멀티샵, 액세서리 매장, 지난 4월 문을 닫은 영화관까지 소위 '강남역 만남의 광장' 좌표로 꼽히던 가게들이 모두 폐업했다.
썰렁한 공실과 함께 그나마 남아있는 간판은 병원과 약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번 출구 인근의 한 빌딩은 1~2층 상가는 모두 비어있지만 3층부터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의원으로 들어차 있었다. 이 건물 관계자는 "대로변 쪽 상가만 비어있는 것이지 위층 상가 병원들은 모두 정상 영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골목의 한 카페 직원은 "코로나19로 상권이 크게 무너진 이후 회복되지 않은 분위기"라며 "대로변에 젊은 소비자들이 쇼핑이나 영화, 식사를 할 수 있는 매장이 많이 포진돼있어야 골목 안쪽으로도 사람들이 흘러들어오는데, 대로변 상가에 공실이 많다 보니 다 같이 침체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패스트푸드 매장의 직원도 "최근 몇개월 사이 확실히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불경기로 소비가 위축된 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강남역으로 매일 출퇴근한다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불과 7~8년 전만 해도 이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으로 꽉 찼었는데 이젠 병원만 남았다"며 "대학생 시절 자주 찾던 강남역의 24시간 카페도 더 이상 새벽 시간까지 영업하지 않는다. 활기가 넘치던 예전 강남역 분위기는 죽은 지 오래됐다"고 푸념했다.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씨는 "요즘 강남역은 상가 1층 자리를 중심으로 공실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미 각종 재화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으로 바뀌어 앞으로도 예전만큼 상가 거래가 잘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의료 관광이 열풍이 일면서 일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강남대로는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 병·의원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면서 "외식업은 내수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지만 K뷰티 열풍으로 의료 관광 관련 사업체들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어 강남 상권의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여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일부 전문가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강남역이 병세권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불황의 그림자가 유동 인구의 상징인 강남역까지 드리울 정도로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사라진 '만남의 광장들'
지난 20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일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눈에 띈 건 '임대' 안내문들이었다. 지하철역 출구 코앞에 있는 건물에도 '임대 문의' 딱지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신논현역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가다 보니 1층 상가가 전부 공실로 남아있는 건물도 상당수 포착됐다.본래 강남역 일대에서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11번 출구부터 신논현역까지 길게 뻗은 대로변은 '불패 상권'으로 불렸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거리를 메우면서 음식점과 카페는 물론 옷가게·학원·영화관 등이 고루 밀집해있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최근 몇 년 새 이 일대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던 매장들이 문을 닫은 것이다.
유명 생과일주스 카페,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분식집, 대형 프랜차이즈 화장품 매장, 신발 멀티샵, 액세서리 매장, 지난 4월 문을 닫은 영화관까지 소위 '강남역 만남의 광장' 좌표로 꼽히던 가게들이 모두 폐업했다.
썰렁한 공실과 함께 그나마 남아있는 간판은 병원과 약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번 출구 인근의 한 빌딩은 1~2층 상가는 모두 비어있지만 3층부터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의원으로 들어차 있었다. 이 건물 관계자는 "대로변 쪽 상가만 비어있는 것이지 위층 상가 병원들은 모두 정상 영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보다 심각한 상황 지속
실제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에서 외식업 통계를 산출한 결과, 1~10월 강남역 일대가 포함된 역삼동의 폐업 건수는 44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역대 최다를 기록한 후에도 여전히 팬데믹 때보다도 많은 폐업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인근 골목의 한 카페 직원은 "코로나19로 상권이 크게 무너진 이후 회복되지 않은 분위기"라며 "대로변에 젊은 소비자들이 쇼핑이나 영화, 식사를 할 수 있는 매장이 많이 포진돼있어야 골목 안쪽으로도 사람들이 흘러들어오는데, 대로변 상가에 공실이 많다 보니 다 같이 침체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패스트푸드 매장의 직원도 "최근 몇개월 사이 확실히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불경기로 소비가 위축된 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강남역으로 매일 출퇴근한다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불과 7~8년 전만 해도 이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으로 꽉 찼었는데 이젠 병원만 남았다"며 "대학생 시절 자주 찾던 강남역의 24시간 카페도 더 이상 새벽 시간까지 영업하지 않는다. 활기가 넘치던 예전 강남역 분위기는 죽은 지 오래됐다"고 푸념했다.
"강남역 공실 심각한 수준"
강남역 일대를 지키던 다양한 품목의 매장들 대부분 온라인 상권으로 대체가 됐고, 고물가로 젊은 층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일대 외식업 수요가 확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용객 1위'를 지키던 강남역이 지난 1~4월 1위 자리를 잠실역에 내주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씨는 "요즘 강남역은 상가 1층 자리를 중심으로 공실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미 각종 재화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으로 바뀌어 앞으로도 예전만큼 상가 거래가 잘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의료 관광이 열풍이 일면서 일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강남대로는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 병·의원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면서 "외식업은 내수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지만 K뷰티 열풍으로 의료 관광 관련 사업체들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어 강남 상권의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여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