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의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극단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최초로 주장한 유튜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유튜버 이모씨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로 내달 2일 서울시경찰청에 형사고발 한다"고 밝혔다.

먼저 자문위는 "'자살하라', '개 목줄' 등 극단적 표현의 글은 당 대표 및 가족과 무관한 제3의 당원(동명이인)이 쓴 글임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가 그런 글을 직접 썼다는 허위 사실을 전제로 말한 모든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한동훈 가족 명의로 작성된 글은 전체 53만건에 이르는 당원 게시판 글 중에서 불과 907건에 불과(1일 평균 2건)한데, 여론조작, 여론조성팀, 댓글 팀 운운하는 것도 모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포털사이트 댓글이나 커뮤니티 글을 복사해서 당원 게시판에 올리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건수가 너무 적고, 글을 올린 시기와 내용을 보더라도 여론을 조작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문위는 유튜버 이씨가 주장했다는 허위 사실의 요지도 열거했다. 자문위에 따르면 이씨는 ▲한동훈이 김경율에게 삼성 수사 정보를 유출했고, 그 약점 때문에 김경율을 내치지 못한다 ▲한 대표가 총리에게 '야 너 책임질 수 있어'라고 반말했다 ▲한 대표가 쓴 글 중 가장 센 거는 여사를 개 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한다는 것이다 등의 주장을 폈다.

또 ▲내가 한동훈 잡았다. 슈퍼챗 1억은 터져야 한다 ▲한동훈 댓글 팀이 작성한 의혹이 있다 ▲한동훈 측이 당원 게시판 검색 기능을 삭제하거나 해외 접속기능을 변경하는 등 증거인멸을 했다 ▲한 대표의 여론조성팀이 네이버, DC 그리고 심지어 언론과도 유착해서 활동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등의 허위 사실을 제기했다고 자문위는 판단했다.

자문위는 고발 대상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자문위는 "같은 유형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패널, 유튜버 등이 다수 있었으나, 모두를 고발할 경우 사건대상자가 너무 많아 오히려 신속한 수사가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해 최초 유포자인 이씨부터 우선 고발한다"며 "신속한 수사로 기소 등 수사기관의 판단이 나오면 그 내용에 따라 다른 사람들의 악의적·반복적 허위 사실도 추가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당원 게시판 논란을 고리로 한 대표를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문위의 유튜버 고발 소식이 알려지자 "'한 대표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글을 썼다', '가족 중 1인(진은정 변호사)이 다른 가족 명의로 여론조작을 했다' 위 2개 발언을 허위 사실로 고발하지 않고 나머지 구구절절 고발해봐야 전부 맹탕"이라고 지적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 가족이 글을 썼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허위 사실로 고발을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핵심을 회피한 물타기 고발장은 오히려 가족이 여론조작을 했다고 자백하는 증거"라며 "법꾸라지의 물타기 고발장으로 진실을 덮을 수 없다. 국민들은 한 대표가 가족 의혹은 고발 못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가족 여론조작이 확실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