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속 인하에도 29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한은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인하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환율은 상승 추세를 탈 것이란 예상이 많다. ING은행은 내년 환율 고점 전망치를 1400원에서 1475원으로 높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90전 하락한 1394원70전에 거래됐다. 환율은 전날보다 1원20전 내린 1394원40전으로 출발한 뒤 장중 여러 차례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오전 11시50분께 1397원40전까지 올랐으나 마감 전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전날 시장의 동결 전망과 달리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로 인하했지만, 환율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성장 하방 압력에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한 동시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의지와 수단이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충격이 분산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8% 내린 105.86을 기록 중이다. 간밤 미국 금융시장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했다.

다만 한은의 빠른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중장기적으로 환율은 상승폭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ING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환율 예상범위를 1350~1400원에서 1375~1475원으로 높였다. 강민주 ING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금리 인하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며 "내년 상반기 중 원화가 더욱 약화하고 외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원52전이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20원61전)보다 8원91전 상승한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1% 내린 150.16엔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