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56)이 내정됐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최연소 행장으로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내정자는 “조직 쇄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기 우리은행장 정진완 "조직 대혁신"
우리금융그룹은 29일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 부행장을 추천했다. 1968년생인 정 내정자는 경북 포항 출생으로 포항제철고등학교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정 내정자는 우리은행 대표 ‘영업통’으로 꼽힌다.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내부에서는 추진력이 강한 현장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주영국대사관 재경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런던지점에 파견돼 인연을 쌓기도 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 선임에 방점을 두고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며 “후보 중 가장 젊은 1968년생으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고 있고, 전문가 심층 인터뷰와 경영계획 발표 및 심층 면접에서도 호평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자추위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난 9월 말 은행장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이후 조병규 현 행장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하면서 본격적인 후보자 선임 절차가 가동됐다. 정 내정자를 뽑기까지 총 4단계 절차를 밟았다. 1단계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 2단계 평판 조회를 비롯해 3단계 최고경영자(CEO) 멘토링 및 이사회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롱리스트 6인에서 2인으로 압축한 쇼트리스트 후보를 대상으로 4단계인 경영계획 PT·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다. 정 내정자는 다음달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 행장에 이어 2년간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다.

정 내정자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직 내부에 팽배한 패배 의식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관련) 사태의 잔재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며 “혁신형 조직 개편,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조직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내부 반대 목소리나 젊은 직원들의 쓴소리도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경영 키워드로는 ‘고객 감동’을 꼽았다. 정 내정자는 “일본의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의 경우 고객들에게 ‘기업을 위하는 은행’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실적을 떠나 고객들이 우리은행에 감동할 수 있도록 고객 감동 DNA를 직원들에게 심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잘 돌아가게 하는 게 금융의 대표적 역할”이라며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어려운 기업을 돕는 은행 본연의 역할에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 정진완 우리은행장 내정자 약력

△1968년 경북 포항 출생
△1987년 포항제철고 졸업
△1991년 경북대 법학과 학사
△1995년 한일은행 입행
△2014년 우리은행 종로3가 지점장
△2015년 기관영업전략부 부장
△2016년 중소기업전략부 부장
△2020년 삼성동 VG 영업그룹장
△2021년 테헤란로 VG 영업본부장
△2022년 본점 VG 영업본부장
△2023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