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저축은행 PF 부실 우려↑…연체율 2배 '껑충'
금융당국이 올 들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주요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고정이하여신 및 연체액이 지난해 연말 대비 7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애큐온·웰컴·다올·페퍼·상상인·신한·하나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부동산 PF 대출 고정이하여신과 연체액은 8,848억 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은 4,915억 원, 연체액은 3,93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5,270억 원) 대비 67.89% 증가한 수치다.

금융사는 건전성에 따라 자산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나누는데, 그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 등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부동산 PF 연체액이 가장 큰 회사는 OK저축은행이다. 지난 9월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1,567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997억 원 대비 570억 원 증가했다. 뒤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PF 연체액은 645억 원으로 지난해 말 511억 원 대비 26% 급증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도 크게 악화됐다. 올해 9월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1.63%로 지난해 연말 6.6%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OK저축은행(16.66%), 웰컴저축은행(14.97%), 페퍼저축은행(21.81%), 하나저축은행(14.83%) 상상인저축은행(14.63%)은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올 4분기 연체율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 연체율이 급증해 실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PF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수신금리 안정화로 이자비용이 감소하면서 지난 2분기보다는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지만 건전성 지표개선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손익은 3,63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만 보면 순이익 258억 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올해 누적으로는 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희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인해 업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저축은행 사태 재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는 타업권 대비 적은 편에 속하지만, 소규모 브릿지론 토지담보대출, 중소 건설사 참여 사업장 비중 등이 높기 때문에 타업권 대비 부실 위험은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011년 6월에 발생했던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하면 현재 부실 수준은 감내 가능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대비 부동산 규모가 줄어든 반면, 자본력은 확대돼 자본력 대비 부담은 적은 상황이다.

올 들어 우상향 중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상승폭이 과거 대비는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1년 6월 주요 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27.0%, 25.1%로, 올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7.95%, 11.43%를 크게 웃돌았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