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1일 개최한 국내 최대 인디 게임 행사 ‘버닝 비버’.    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가 1일 개최한 국내 최대 인디 게임 행사 ‘버닝 비버’. 스마일게이트 제공
정보기술(IT)업계가 인디 게임 생태계를 꾸리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인디 게임 개발팀 83곳을 모아 서울에서 박람회를 꾸렸다.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도 인디 게임을 새 먹거리로 키우기 시작했다.

'IP 화수분' 만들자…인디 게임 생태계 꾸리는 IT업계
스마일게이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게임 개발팀 83팀을 모아 인디 게임 페스티벌인 ‘버닝 비버’를 개최했다. 인디 게임은 10명 이내 소수 인원으로 만든 게임을 가리킨다. 올해가 세 번째인 이번 행사엔 참가 신청팀만 350여 곳이 몰렸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가 퓨처랩 이사장으로서 인디 게임 지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인디 게임은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대박을 꿈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노다지’ 산업으로 꼽힌다. 콘텐츠의 재미만 보장되면 국경을 뛰어넘는 흥행이 가능해서다. 세계 최대 규모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지난 1월 출시된 ‘팰월드’는 대표적 인디 게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일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개발한 이 게임은 출시 첫 달에 동시 접속자 210만 명을 모았다. 스팀 역대 3위 규모 기록이다.

IT 업체로선 게임을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인디 게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신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기업재단인 퓨처랩을 두고 인디 게임 생태계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왔다.

기존 산업에서 내놓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과감히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인디 게임의 매력으로 꼽힌다. 버닝 비버에서도 가짜 SNS 세계를 게임에 구현해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는 게임, 시각장애인의 야외 이동을 체험하는 게임 등 기발한 콘텐츠가 주목받았다. SNS 추리 게임인 ‘페이크북’을 개발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이번 행사로 서울 도심에서 인디 게임을 알릴 기회가 마련됐다”며 “최근엔 광고 등 콘텐츠 영역 전반에서 인디 게임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IT 업체도 인디 게임 생태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크래프톤이 내년 출시할 게임인 ‘딩컴 투게더’는 2022년 호주 1인 개발자가 만든 ‘딩컴’이 원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열린 ‘지스타 2024’에서 인디 게임을 내놓은 스타트업 부스들을 후원했다. 네오위즈는 인디 게임사인 지노게임즈와 5월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도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를 통해 8월 인디 게임 2종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