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럽 배터리…"中 의존 벗고 K배터리와 공급망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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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배터리 연합 인터뷰
노스볼트, 美서 파산신청 충격
K배터리에 북유럽 생산 러브콜
북유럽 탄소 저감 기술에 강점
"600억弗 유럽시장 교두보 될 것"
노스볼트, 美서 파산신청 충격
K배터리에 북유럽 생산 러브콜
북유럽 탄소 저감 기술에 강점
"600억弗 유럽시장 교두보 될 것"
“북유럽의 탄소 저감 기술과 K배터리가 결합하면 6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하이드로볼트의 올레 크리스텐 엥거 최고경영자(CEO)는 1일 노르딕배터리 연합과 한국의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르딕배터리 연합은 2020년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개국이 주도해 결성한 민간 컨소시엄이다. 2차전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 150여 개와 대학 70여 개로 이뤄졌다. 탈탄소의 핵심인 ‘배터리 독립’을 위해 원재료부터 최종 소비재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망라하는 협력체로 출범했다. 유럽 최대 광산업체 피니시미네랄그룹(FMG)을 비롯해 노스볼트, 하이드로볼트, 볼보건설기계 등이 소속돼 있다.
북유럽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유럽 배터리의 ‘희망’으로 불리던 노스볼트가 지난달 22일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 북부에 공장을 가동 중인 노스볼트는 폭스바겐그룹과 BMW 등이 주요 주주인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공중분해를 막기 위해 노스볼트 경영진은 세계 1위 배터리셀 제조사인 중국 CATL과의 협력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유럽 3국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리가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것이 2010년이다. 지리자동차는 볼보 연구개발(R&D)센터를 활용해 차량용 반도체 등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양극재 제조사인 이스프링과 세계 1위 전구체 기업 중웨이신소재(CNGR)는 FMG와 협업 관계다.
이와 관련해 노르딕배터리 연합을 이끄는 데서리 빅세 노르웨이투자청 선임매니저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과 협력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북유럽 3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북유럽 3개국은 한국 기업을 끌어올 ‘당근’으로 탄소 저감 인프라를 제시했다. 북유럽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저감 설비를 대거 확충했다. 엥거 CEO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 등을 뽑아내면 탄소 배출량을 75% 감축할 수 있다”며 “이때 나오는 탄소배출권도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3만t의 니켈을 핀란드에서 채굴하는 FMG는 니켈 1㎏을 채굴할 때 4.4CO2eq(탄소 환산량)를 배출한다. 인도네시아(60CO2eq)의 7%에 그친다.
북유럽은 한국 기업이 유럽의 무역장벽을 뚫을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탄소세)를 시행한다. 수입품을 제조할 때 나온 탄소량을 측정해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수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북유럽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노르딕배터리 측 설명이다. EU가 추진하는 친환경 보조금 정책도 유인책으로 꼽힌다. 유럽 투자기금(EIF)은 3일 2차전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10억유로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노르딕배터리 연합은 2020년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개국이 주도해 결성한 민간 컨소시엄이다. 2차전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 150여 개와 대학 70여 개로 이뤄졌다. 탈탄소의 핵심인 ‘배터리 독립’을 위해 원재료부터 최종 소비재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망라하는 협력체로 출범했다. 유럽 최대 광산업체 피니시미네랄그룹(FMG)을 비롯해 노스볼트, 하이드로볼트, 볼보건설기계 등이 소속돼 있다.
북유럽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유럽 배터리의 ‘희망’으로 불리던 노스볼트가 지난달 22일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 북부에 공장을 가동 중인 노스볼트는 폭스바겐그룹과 BMW 등이 주요 주주인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공중분해를 막기 위해 노스볼트 경영진은 세계 1위 배터리셀 제조사인 중국 CATL과의 협력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유럽 3국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리가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것이 2010년이다. 지리자동차는 볼보 연구개발(R&D)센터를 활용해 차량용 반도체 등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양극재 제조사인 이스프링과 세계 1위 전구체 기업 중웨이신소재(CNGR)는 FMG와 협업 관계다.
이와 관련해 노르딕배터리 연합을 이끄는 데서리 빅세 노르웨이투자청 선임매니저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과 협력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북유럽 3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북유럽 3개국은 한국 기업을 끌어올 ‘당근’으로 탄소 저감 인프라를 제시했다. 북유럽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저감 설비를 대거 확충했다. 엥거 CEO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 등을 뽑아내면 탄소 배출량을 75% 감축할 수 있다”며 “이때 나오는 탄소배출권도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3만t의 니켈을 핀란드에서 채굴하는 FMG는 니켈 1㎏을 채굴할 때 4.4CO2eq(탄소 환산량)를 배출한다. 인도네시아(60CO2eq)의 7%에 그친다.
북유럽은 한국 기업이 유럽의 무역장벽을 뚫을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탄소세)를 시행한다. 수입품을 제조할 때 나온 탄소량을 측정해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수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북유럽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노르딕배터리 측 설명이다. EU가 추진하는 친환경 보조금 정책도 유인책으로 꼽힌다. 유럽 투자기금(EIF)은 3일 2차전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10억유로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