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나비효과' 시리아 내전…살얼음판 걷는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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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내전에 중동 혼란
알레포 8년 만에 반군이 재탈환
러시아·이란 공백에 반군 대반격
시리아 정부군 "병력 재배치"
"테러단체 반군, 美와 관계없어"
지원 의혹받는 튀르키예도 난감
알레포 8년 만에 반군이 재탈환
러시아·이란 공백에 반군 대반격
시리아 정부군 "병력 재배치"
"테러단체 반군, 美와 관계없어"
지원 의혹받는 튀르키예도 난감
시리아 반군이 북부 제2의 도시 알레포와 이들리브주 대부분을 장악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휴전하자 2020년 이후 숨죽였던 시리아 반군들이 정부군을 공격하며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타격을 받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한 탓이다. 2011년 발발한 내전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개입으로 붕괴를 피한 시리아 정부가 다시 위기에 몰리며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질 위기다.
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은 알레포 안팎에서 공습을 가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시리아군은 장갑차를 외곽에 집결시키며 대규모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반군이 알레포 대부분 지역에 진입했지만, 군의 포격으로 진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반군을 추방하고 도시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도 반군 HTS를 비판했다. HTS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이기 때문이다. HTS는 테러단체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과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HTS 지도부가 알카에다와 연결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정된 테러단체인 HTS가 주도한 이번 공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함락 우려까지 나온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연구센터장은 미국의소리(VOA)에 “튀르키예는 그냥 아사드의 얼굴을 한 대 때려 협상장에 끌고 나오고 싶었을 뿐인데 아사드가 쓰러져 버릴지도 모르는 도미노가 시작됐다”며 “이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시리아 정부군 ‘추풍낙엽’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집단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튀르키예 지원을 받는 반정부 무장조직과 합세해 알레포 대부분과 이들리브주, 하마주 등 시리아 북서부를 대거 점령했다. 반군들이 지난달 27일 북서부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HTS와 동맹 세력이 알레포 정부 기관과 교도소에 이어 국제공항까지 장악했다”고 전했다. 반군의 알레포 재점령은 정부군이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으로 2016년 도시를 탈환한 지 8년 만이다. 반군은 급속도로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반군이 이들리브 공군 기지와 마라트알누만시를 포함해 이들리브주 전체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알레포로 통하는 주요 고속도로도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은 알레포 안팎에서 공습을 가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시리아군은 장갑차를 외곽에 집결시키며 대규모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반군이 알레포 대부분 지역에 진입했지만, 군의 포격으로 진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반군을 추방하고 도시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
정부군이 맥없이 무너진 것은 2015년부터 아사드 정권에 가담한 헤즈볼라와 이란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과의 싸움으로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근거지라면 레바논뿐만 아니라 시리아 영토까지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시리아 반군의 공격을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 패배한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아사드 독재 정권에 적대적이란 점도 책임론의 근거다. 부자 권력 세습으로 50년 넘게 정권을 유지한 아사드 일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반정부 무장세력이 등장하자 화학 무기로 민간인까지 무차별 학살했다.그러나 미국도 반군 HTS를 비판했다. HTS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이기 때문이다. HTS는 테러단체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과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HTS 지도부가 알카에다와 연결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정된 테러단체인 HTS가 주도한 이번 공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 또다시 안갯속
주변국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도 골치 아픈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북서부의 시리아 반군 단체들을 지원해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또 다른 반군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알레포 방면으로 진격해 친(親)튀르키예 반군과 충돌하고 있다. 사실상 쿠르드족 민병대인 SDF는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자국 영토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족을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일각에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함락 우려까지 나온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연구센터장은 미국의소리(VOA)에 “튀르키예는 그냥 아사드의 얼굴을 한 대 때려 협상장에 끌고 나오고 싶었을 뿐인데 아사드가 쓰러져 버릴지도 모르는 도미노가 시작됐다”며 “이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