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이솔 기자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다운스트림 부문(석유화학 부문)을 책임지는 무함마드 알카타니 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매일 최대 400만 배럴가량의 원유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카타니 사장은 “아람코는 원유 생산과 석유화학 등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 분야는 에쓰오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람코가 세계 상위권 석유화학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비결로 ‘정유·석유화학 통합시설(COTC)’을 꼽았다. 일반 기업은 원유에서 나프타를 분해한 뒤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지만, COTC 시설이 있으면 원유에서 곧바로 기초유분을 뽑아낼 수 있다. 아람코는 이런 시설을 전 세계 일곱 곳에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가 낮은 생산비용과 풍부한 자본을 무기로 ‘기초유분 가격 인하’에 나서면 한국 업체들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은 아람코의 미래…매일 400만배럴 원유서 제품 뽑아낼 것"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아람코에는 크게 2개 사업부가 있다. 원유 시추와 정제를 맡는 업스트림 사업부와 이를 원료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다운스트림 사업부다. 현재 매출은 거의 대부분 업스트림에서 나오지만, 미래 유망 분야는 다운스트림이다. 글로벌 탈탄소 정책에 따라 원유 수요는 줄어들 게 뻔한 반면, 소득이 늘고 있는 개발도상국 등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석유화학 시설을 짓고 있는)한국의 에쓰오일과 맺은 파트너십은 큰 성공 사례"라며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의 파트너십을 적극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정유 및 석유화학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는 동시에 첨단 COTC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릴 전망이다.

석유 시추와 정제 중심이었던 아람코가 석유화학에 눈을 뜬 건 2020년 691억달러(약 90조원)를 들여 세계 4위 석유화학기업 사빅을 인수한 뒤부터다. 알카타니 사장은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에 중점을 두고 한국전력공사와 HD현대오일뱅크, 포스코, 롯데정밀화학과 같은 한국 기업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알카타니 사장은 아람코가 지분 63.4%를 보유한 에쓰오일에 대한 지원과 협력도 약속했다. 에쓰오일이 추진하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국내 10위권인 에쓰오일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180만t 늘어 국내 4위로 치고 올라간다.

김우섭/오현우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