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폐지 공약했는데..."전기차 구매에 결정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폐지하려고 하는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가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는 데 가격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일본 도요타와 더불어 세액공제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미국 전기차 보유자 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에서 구매되거나 리스된 전기차 87%가 세액공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자들은 이 제도로 평균 5천124달러를 아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 64%는 세액공제와 인센티브가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답했다.

전기차 구매 이유로 가격을 꼽은 비율(36%)보다 28%포인트(p) 높다.

대중 브랜드 전기차 보유자 49%도 세액 공제와 인센티브가 차량 구매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답했다. 구매 이유로 가격을 뽑은 비율(39%)은 이보다 낮았다.

그만큼 세액공제가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 중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 요건 등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JD파워는 브랜드별로 전기차 세액공제가 구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했는데,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테슬라 순으로 세액공제가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전기차 보유자 81%는 세액공제가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쉐보레와 테슬라는 각각 77%, 72%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보유자가 세액 공제를 주요 구매이유로 선택한 비율은 각각 32%, 24%에 불과했다. 도요타 전기차 구매자의 21%만이 차량 구매의 주요 이유로 세액 공제를 택했다.

이들 브랜드 전기차는 세액공제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았다는 의미다.

다만 JD파워는 IRA는 리스 차량에 한해 북미 생산 조건 등을 면제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의 전기차는 현지 생산이 아니더라도 최대 7천500달러에 달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