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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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생활 플랫폼 당근이 내놓은 '붕어빵 지도'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길거리 대표 간식인 붕어빵이 고물가 여파로 예전처럼 쉽게 찾기 힘든 동네의 '귀한 손님'이 되면서, 붕어빵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2일 당근에 따르면 붕어빵 지도 오픈 이후 동네지도 탭 '붕어빵' 검색량이 지도 서비스 이전인 11월 2주 차보다 135배 폭증했다. 당근 플랫폼에서 붕어빵을 검색하는 이용자 수도 124배 늘었다.

당근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붕어빵 수요가 크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한 달만 해도 애플리케이션(앱) 내 붕어빵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붕어빵 지도는 당근이 지난 20일 겨울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서비스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붕어빵 노점 위치 정보를 등록하거나 수정, 삭제할 수 있고, 이를 이웃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당근이 2020년부터 운영해 온 '겨울간식지도'의 연장선이다.

본인이 추가한 곳 이외에도 이웃들이 등록한 붕어빵 판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열흘 만에 3000개가 넘는 후기가 등록되는 등 호응이 뜨겁다고. 당근 관계자는 "붕어빵 지도에만 초점을 맞춘 오픈맵은 처음 기획했는데 이렇게까지 뜨거운 인기를 끌 줄은 몰랐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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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이 이처럼 '귀한 손님'이 된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 붕어빵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 가격이 작년보다 크게 뛰면서 붕어빵 노점을 차리려는 사람들도 사라진 것. '1마리에 1000원' 등 높은 가격에 맘껏 즐기기 어려워 '금(金)붕어빵'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40kg당 팥 가격은 평년 평균 가격보다 10% 오른 26만4200원이다. 올해 평균 가격은 27만2476원으로 4년 전 대비 44.5% 올랐다. 붕어빵을 굽는 데 쓰이는 LPG 가격도 다음 달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전체적인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길거리 시장의 부담을 포착한 식품업계에서는 붕어빵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들어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품 가격은 1봉지에 8000원~1만원대 초반이다. 20여 개 들어 있다면 1개당 가격이 500~600원 선이다. 에어프라이어에 적게는 4분, 많으면 6~7분이면 조리가 가능하다.

신세계푸드는 2022년 1월 '올바르고 반듯한' 붕어빵을 처음 출시한 뒤 매해 다양한 맛을 신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팥, 슈크림, 초코 3종으로 시작해 현재 고구마치즈, 피자 등 5종을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붕어빵 3종(단팥·슈크림·초당옥수수)은 지난해 겨울 월 10억원 이상씩 판매됐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붕어빵을 떡볶이, 핫도그, 김밥 등과 함께 6대 'K스트리트 푸드'로 선정, 길거리 음식의 국내외 육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작년 8월 '꼬리까지 가득 찬 붕어빵' 2종(팥·슈크림)으로 냉동 붕어빵 시장에 진출한 오뚜기는 지난겨울 관련 누적 매출만 3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7월에는 '달콤함에 빠진 붕어빵' 2종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