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대통령실, 검찰·경찰, 감사원 등의 특수활동비(특활비), 특정업무경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볼모로 인질극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2일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에는 각각의 쓰임이 있다. 국회의원도, 국회에도 특활비가 배정되는데, 저는 필요한 예산이라 생각한다"며 "그리고 경찰에도 국민 여러분의 밤길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특활비 예산이 배정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정말 나라에 돈이 없어서 (국회 특활비와 경찰 특활비) 이 둘 중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국민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할 거 같냐"며 "국회 특활비인가,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인가. 저는 대부분 국민께서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를 선택할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회 몫 특활비는 그대로 남긴 것을 겨냥해 "그런데 민주당의 선택은 정반대다. 국회의 특활비는 그대로 살려놓고 국민들 밤길 편하게 다니게 하려는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는 0으로 만들었다. 깎은 게 아니라, 0"이라며 "(민주당은) 그 일이 필요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시각은 국민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들을 볼모로 인질극을 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경찰이 치안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게 민주당의 2024년 12월의 목표냐"고 지적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한해 나라 살림을 위한 수백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예결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민주당은 677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원 삭감한 예산안을 이날 본회의에 올려 처리할 계획이다.

권력기관 특활비 등 예산 대폭 삭감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민주당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경비(506억9100만원)와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6000만원) 등을 전액 삭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저지와 권력기관 특활비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및 고교무상교육 국비 지원 유지 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특활비를 삭감했다고 해서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