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에이블리 지분 5% 안팎 확보…한국 이커머스 첫 사례
C커머스 확산 우려도…국내 패션·의류시장서도 영향력 확대 가능성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천억원을 투자받으며 첫 글로벌 자본을 유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다.

에이블리는 특히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3조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이후 1년 만이다.
에이블리 "알리바바서 1천억원 투자…3조원 가치 '유니콘' 인정"(종합)
2022년 1월 '프리(Pre) 시리즈C' 투자 유치(약 670억원) 당시 기업가치가 9천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년 새 세 배로 불어난 셈이다.

에이블리는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세계 무대에서의 K-패션 인지도 상승과 한국 판매자의 활발한 해외 진출 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거래액 규모가 2021년 7천억원대에서 올해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와 탄탄한 재무구조도 주요 요인이라고 에이블리는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천억원대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할 계획이다.

에이블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공동 창업자인 강석훈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패션 플랫폼으로 서울 동대문의 소호 패션몰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남성 패션 전문몰 4910(사구일공), 일본 패션몰 아무드(amood) 등도 운영한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액이 2천59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거뒀고 영업이익도 33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한 패션 플랫폼은 에이블리가 유일하다.

모바일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기준으로 에이블리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도 880만명으로 패션을 포함한 모든 카테고리 전문몰 중 1위다.

강 대표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에서도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유니콘 기업이 되는 데 성공하며 에이블리의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대표는 "빅데이터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추천 기반 스타일 커머스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지속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확산 우려도 나온다.

에이블리에 대한 이번 지분 투자를 기점으로 알리바바가 국내 온오프라인 패션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일찌감치 한국 시장에 진출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선·가공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패션 부문을 보강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와 같은 국내 유수 패션 플랫폼을 벤치마킹해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