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우원식 의장을 항의방문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년도 예산안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의 탄핵 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우원식 의장을 항의방문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년도 예산안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의 탄핵 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10일까지 미루며 여야 합의를 촉구한 가운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안 날치기 강행 처리 폭거에 사과하고 철회하지 않으면 그 어떤 추가적인 협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폭거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만을 반영한 예산안을 일방 처리한 뒤, 이날 본회의 처리를 예고했었다. 당초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감액 예산안'에는 예비비 2조4000억원 삭감,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기관의 특정업무경비·특수활동비 전액 삭감,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삭감,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R&D 예산 삭감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우 의장이 이날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여야는 협상할 시간을 더 벌게 됐다. 우 의장은 "여야 정당에 엄중히 요청한다. 다수당은 다수당으로서,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도리를 다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인 만큼 합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사과·철회 없이는 추가 협상이 없다'는 기존의 당 입장은 "한 치의 변화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날치기’ 강행 통과시킨 예산안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어떠한 추가 협상에도 임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예산 증액엔 관심이 없고 특별활동비(특활비) 사수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데 협상 기한을 더 준들 뭐가 달라질까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감액한 예산은 대통령 비서실과 검찰 등 권력기관 특활비 전액과 과도하게 편성된 예비비 2조4000억원"이라며 "이러니 최고의 민생과 경제회복 대책은 대통령 퇴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