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인해 어수선해진 모습. 뉴스1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인해 어수선해진 모습. 뉴스1
동덕여대는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총학생회(총학)를 향해 “일말의 반성과 책임감 없는 총학생회의 태도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점거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동덕여대는 2일 교무처장인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이번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수십억에 이르는 재산적 손해와 대학 위상 추락, 시위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취업 상의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총학을 비롯한 주동 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며 “점거가 길어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수업 거부로 인한 결석 처리를 해결해달라는 총학의 요구에 대해 “협박과 종용에 의해 불가피하게 수업 거부에 동참한 학생이 있다는 점은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총학은 전날 남녀공학 전환 논의 사과,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차기 총학생회와 논의, 수업 거부에 대한 출결 정상화 등의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본관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학 측은 총장 명의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과 성명불상자 21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한편 지난밤 동덕여대에 무단으로 침입했던 남성이 검찰에 송치되는 일도 있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오전 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서울 북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4일 밤 9시 30분쯤 동덕여대 내부를 돌아다니다 이를 제지하던 60대 경비원과 시비를 벌였고,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씨는 SNS에서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한 동덕여대의 상황을 접하고, 달걀과 페인트 등으로 뒤덮인 전 이사장 흉상을 청소하겠다며 학교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