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아파트 분양 가격이 지역에 따라 10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주변 시세로만 따지면 그 이상 격차가 나고 있다. 강남·서초구 등의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15억~17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같은 면적이 6억원대에 나온 아파트도 있다. 강남권, 한강변 아파트값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분양가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싸도 괜찮아"…분양가 16억에도 '우르르' 몰리는 동네

서울에서 분양가 10억원 차이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에 들어서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오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 분양이 이뤄진다. 방배삼익을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근처에 있다. 전용 44~144㎡ 707가구 중 140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14억8730만~16억7630만원, 전용 84㎡는 20억7890만~21억7120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단지로 전용 59㎡는 주변 시세 대비 5억원, 전용 84㎡는 8억원가량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제한은 3년이다. 앞서 인근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방배’는 분양 물량이 650가구로 많고, 전용 59㎡ 최고 분양가가 17억원에 달했지만 1순위 경쟁률 90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기 주거지고, 높은 분양가에도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천구 시흥동에서는 ‘한신더휴 하이엔에듀포레’가 3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19가구 단지로, 7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단지 남쪽에 탑동초가 있고 북쪽엔 호암산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1호선 금천구청역까지 대중교통으로 15~20분 걸리는 외곽이다.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전용 45㎡는 5억390만~5억4150만원, 59㎡는 6억2870만~6억8950만원이다. 재당첨 제한, 실거주 의무 등이 없다. 전매 제한은 1년이다. 단지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금천구청역 바로 옆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2016년 준공)는 전용 59㎡가 9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하철과의 거리 등 교통 인프라를 감안하면 시세 차익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할 만한 단지로 평가받는다.

입지와 가격 따라 희비 엇갈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분양 시장은 입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강북권 최대어로 꼽힌 ‘서울원 아이파크’와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 인근에서 선보인 ‘평촌자이 퍼스니티’ 등이 한꺼번에 1순위 청약을 받았다.

가장 흥행한 곳은 1만9404명이 몰린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로 나타났다. 평균 경쟁률 340.4 대 1을 기록했다. 유원제일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로, 일반 분양은 전용 51~59㎡(111가구) 중소형 위주로 공급됐다. 1가구만 나온 59㎡A 타입에는 청약자가 1784명 몰리기도 했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13억9570만~14억4230만원으로 책정됐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로 여겨졌지만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단지는 당산역(2·9호선)과 영등포구청역(2·5호선) 사이에 있어 3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을 타면 여의도는 3분, 을지로입구와 신논현은 20분 이내로 갈 수 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1414가구 모집에 1만940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9 대 1을 나타냈다. 대규모 단지로 공급 물량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299가구 모집에 3919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3.1 대 1을 보이며 1순위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가 좋다면 어느 정도 고분양가를 감안하고 수요자가 청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