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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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브릭스연합(BRICS)국가들이 달러를 대체하는 통화를 절대 만들지 말아야 하며, 새로운 통화를 사용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BRICS 국가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9개국으로 구성돼있다. 터키,말레이시아,아제르바이잔 등의 국가를 비롯, 여러 국가들이 가입을 신청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국가들이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BRICS 통화를 만든다해도 세계 무역에서 미국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런 시도를 한다면 100%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훌륭한 미국 경제에 대한 판매와는 작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중에도 무역에서 미국 달러 이외의 통화를 사용하려는 국가들이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측근의 경제 자문들은 달러가 아닌 통화로 양자 무역을 시도하는 동맹국과 적대국을 처벌하는 방법을 논의해왔다. 블룸버그 뉴스는 4월에 수출 통제, 통화 조작 혐의, 관세 등의 옵션이 이 조치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BRIC 국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달러를 무기화했다”고 비난하며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후 서방의 제재로 SWIFT라는 글로벌 은행 메시징 네트워크에 접근하지 못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지불 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으로 브릭스 그룹은 지난 해 정상회담에서도 달러화 탈피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 위안화 등 달러의 잠재적 경쟁자중 일부는 이미 일부 국가간 거래에서 사용되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수석 연구원인 마이클 페티스는 “트럼프의 이 같은 경고는 새 정부가 세계 무역 및 자본 시스템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X 계정에서 “미국은 무역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달러의 세계 지배력을 높이는 것을 동시에 실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 축소와 달러의 지배력 올리는데는 정반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MF에 따르면 달러는 세계 외환 보유액의 약 58%를 차지한다. 석유 등 주요 상품은 주로 달러로 거래가 된다. BRICS의 GDP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소속 국가들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거래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미국 달러가 무역 결제 수단으로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은 극히 적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의 주요 글로벌 준비화폐로서의 지위를 평가한 어틀랜틱 카운슬 모델은 “달러가 단기 및 중기적으로 안전하면 다른 통화보다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월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최한 BRICS 회의에서도 회의 주최측이 참석자들에게 마스터카드나 비자 카드는 러시아에서 사용할 수 없다며 미국 달러나 유로를 지참하도록 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금요일 트럼프를 만나 관세 위협 이후 두 동맹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무역 및 국경 문제를 논의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도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한 후 “미국과의 관세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조치에 완화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의 무역 전쟁에 대응해 위안화가 최대 10-15%까지 평가절하될 것을 허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은행은 2025년 상반기에 신흥 시장 통화가 평균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