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백악관에서 중요 공급망 보안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 전 마이크로칩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백악관에서 중요 공급망 보안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 전 마이크로칩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AFP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140개 이상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반도체 수출 제재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만 등 동맹국 기업도 중국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수출할 수 없도록 규제해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상무부가 반도체제조장비 업체인 나우라테크놀로지, 피오테크 등 24개 반도체 기업, 100여개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등 대한 추가 수출 제재 패키지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공급업체인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 칭다오시엔, 선전펜션테크놀로지 등도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사모펀드(PEF)인 와이즈로드캐피털, 테크기업인 윙테크 테크놀로지는 반도체 투자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제재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번 제재 패키지에는 인공지능(AI) 훈련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통제, 24개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신규 제재 등이 포함됐다. 미국이 2022년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첫 반도체 수출통제를 실시한 후 세 번째 조치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이 생산하는 HBM2 이상 메모리칩 역시 수출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만 해당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과 네덜란드는 이번 제재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같은 수준의 대중 수출통제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는 새 제재안을 발표하기 전 일본·네덜란드와 오랜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대중 수출통제 계획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획기적이고 광범위하다"라며 "지금까지 제정한 것 중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