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다이아몬드 시장…드비어스도 무릎 꿇었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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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다이아몬드 시장…드비어스도 무릎 꿇었다 [원자재 포커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12/01.38823887.1.png)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역대 최대폭' 인하

드비어스는 그동안 2차 시장(트레이더 및 제조업체 간 거래)에서 원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가격 유지 전략을 고수해왔다. 드비어스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드비어스는 전통적으로 가격 인하를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왔다"며 "이번 전면적인 가격 조정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 침체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구매력 감소에 선호 변화 겹쳐"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인 158.39(2021년=100)를 기록한 뒤, 현재 96.11까지 하락했다.
저렴한 가격과 윤리적 우위를 앞세운 랩그로운(실험실 배양) 다이아몬드의 급성장 역시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큰 도전을 안겼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천연 다이아몬드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드비어스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드비어스 원석의 가격은 2차 시장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런던 보석판매업체 퀸스미스에 따르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60~85% 저렴하다.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다이아몬드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정부 및 지역사회와 협력해 윤리적 가치를 높이고,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채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간과해 왔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전체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향후 다이아몬드 업계는 고객 행동과 선호도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