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충당금 적립 전 이익(충전이익)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직원 생산성과 조달·대출액으로 산정한 영업점 효율성이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은 가장 많은 영업점을 운영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영업력 1위는 국민, 생산성은 하나

생산성 ‘인뱅’ 절반

3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발간한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충전이익은 3조9324억원이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지난해(4조4926억원)보다 12.4%(5602억원) 감소했다. 우리(3조7806억원), 신한(3조7281억원) 하나(3조6522억원), 농협은행(3조1172억원)이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충전이익이 작년보다 14.5%(4796억원) 증가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충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뺀 뒤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쌓기 전 금액을 말한다. 부동산과 지분 매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이 빠져 은행의 순수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국민은행의 영업력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3400만 명의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서민금융 전담 은행으로 문을 열어 개인 고객이 많고, 주택청약저축 등 서민주택금융 은행이던 주택은행과 2001년 합병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은행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인 충전이익은 하나은행이 2억9000만원으로 1위였다. 전체 충전이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작년보다 9.1%(2900만원) 감소했다. 이어 신한(2억7800만원) 우리(2억6300만원) 국민(2억3500만원) 농협은행(2억1100만원) 순이었다. 5대 은행 중 직원 수가 가장 적은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3분기 기준 하나은행 전체 직원은 1만1747명으로 전년보다 126명 늘었지만 5대 은행 중에선 가장 적었다.

하지만 토스뱅크(7억6400만원) 케이뱅크(5억원) 카카오뱅크(4억2300만원) 등 인터넷은행과 비교해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영업점이 없고 직원 근속연수도 짧은 인터넷은행을 생산성 면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영업점 축소 둔화

은행 영업점당 효율성은 하나은행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3분기까지 은행이 조달한 예수금과 실행한 대출금을 전체 영업점 수로 나눈 영업점당 예수금(7371억원)과 대출금(5425억원) 모두 1위였다. 하나은행은 전국 영업점이 567개로 농협(957개) 국민은행(751개)은 물론 신한(666개) 우리은행(648개)과 비교해서도 100개 가까이 적다. 이 때문에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영업점이 가장 많은 농협은행은 영업점당 예수금(3729억원)과 대출금(2989억원)이 5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산 영향으로 가파르던 영업점 축소 속도도 더뎌졌다. 3분기 5대 은행의 전체 영업점은 3589개로 작년(3624개)보다 1.0%(35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매년 100개 이상 영업점이 문을 닫던 예년에 비해 감소폭이 작았다. 금융당국의 영업점 축소 억제 방침 속에 은행들이 점포 축소를 최소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영업점이 1년 새 5곳 늘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