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 관세 위협’을 받고 찾아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트뤼도에 "25% 관세 못내면 美 51번째 주 돼라"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이뤄진 트럼프 당선인과 트뤼도 총리의 만찬 회동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고 동석자 두 명의 전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에게 캐나다가 국경 관리에 실패해 70여 개국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넘어와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대(對)캐나다 무역적자가 1000억달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가 국경 문제와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취임 첫날부터 모든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뤼도 총리는 “관세 부과는 캐나다 경제를 완전히 죽여 놓을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득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는 미국으로부터 1000억달러를 뜯어내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뜻이냐”며 그렇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말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또 51번째 주의 주지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총리가 더 나은 직책일 것이라고 트뤼도 총리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관세 폭탄’을 예고해 중국산 수입품을 다루는 미국 주요 항구가 북새통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입 업체들이 관세 부과에 앞서 중국산 제품을 선주문하고 있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오는 화물을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미국 서부 항구는 최근 중국산 수입품이 넘쳐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항은 올 10월에만 총물동량 90만5026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또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물동량 90만TEU를 초과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처리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늘었다. 연말까지 총 1000만TEU를 처리해 116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 세로카 로스앤젤레스항 대표는 “항구 창고가 꽉 차기 전에 얼마나 더 많은 화물을 들여올 수 있는지 묻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올 들어 아시아로만 일곱 번 출장을 갔는데 대부분 밀려드는 주문에 공장이 전력 가동 중이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