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면서 지난 3일 밤 선포한 계엄령이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로 4일 무력화됐다. 그 사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소속 親한(친한동훈)계 의원 18명과 야당 의원 172명이 가결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전날 밤부터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국회 외곽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는 국회 경비대와 경찰 직원들이 비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자, 국회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출입 기자, 유튜버, 일반 시민 등 많은 인파가 몰려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온갖 고성과 욕설도 난무했다.
4일 계엄령 선포로 혼란에 빠진 국회 본청.  /사진=홍민성 기자
4일 계엄령 선포로 혼란에 빠진 국회 본청. /사진=홍민성 기자
국회 본청 정원에서부터 본관까지 "계엄 해지하라", "이게 나라냐", "국회를 군화로 밟느냐" 등을 외치며 이동하는 이들도 포착됐다. 로텐더홀 내부에서 국회 관계자들로 추정되는 이가 통화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무데도 집 밖에 절대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후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할 때에는 전쟁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국회 보좌진 등은 계엄군의 진입로로 향해 달려가 의자, 책상, 소파 등 기물을 이용해 바리게이트를 쌓아 진입을 차단했다. "막아"라고 외치거나 고성을 높이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계엄군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다.
4일 계엄령 선포로 혼란에 빠진 국회 본청.  /사진=홍민성 기자
4일 계엄령 선포로 혼란에 빠진 국회 본청. /사진=홍민성 기자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