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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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계엄령 발표에 외신들이 일제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한국 원화는 순식간에 2.6% 넘게 떨어지고,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는 5% 넘게 폭락했다. 한국 기업과 연계된 미국주식예탁증서(ADR)들도 일제히 폭락했다.

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민주주의 국가로 여겨진 한국에서 발표된 계엄령에 대해 월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전략가인 개러스 레더는 “뜬금없다”며 "계엄령의 목표가 뭔지는 몰라도, 한국 정치 체제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다.

한국 원화는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1,446원을 돌파하며 2년만에 달러화에 대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이셰어 MSCI한국투자 ETF는 미국 시장에서 5.1% 급락하며 미증시가 엔캐리트레이드청산 공포로 급락했던 8월 5일 이후 일중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영국에 상장한 예탁증서(GDR)은 계엄령 발표후 6.7% 폭락했다. 한국전력과 포스코홀딩스, SK텔레콤 등의 미국예탁증서(ADR)은 각각 4.9%, 6.9%, 2.4%씩 내렸다. 미국 상장사인 쿠팡은 미국 증시가 개장하면서 8.2% 폭락했으나 5.6%하락으로 낙폭을 축소했다.

대통령의 심야 발표 시간에 한국의 주식 시장은 문을 닫았지만 해외 투자자 지분이 높은 삼성 및 LG 현대자동차 등의 주식은 전세계 투자자들로부터 며칠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계엄령 소식은 미국 시장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일부 부추겼다.

1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오전 일찍 1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했으나 한국 계엄령 소식이 알려진 후 동부표준시로 오전 10시 30분경 4bp 내린 4.14%까지 내려갔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며 채권 수익률 하락은 채권 가격이 오른 것을 의미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