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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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수용 발언에 반등 조짐을 보인다. 하지만 야간 시장에서 환율이 급등 마감하는 등 불안 요소는 여전한 만큼 외환·금융당국이 비상 회의체를 가동한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7시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외환·금융 시장 상황을 점검한다. 'F4 회의'라고도 불리는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는 외환·금융당국 수장들의 회의체로 알려졌다.

구체적 시장안정 조치는 이날 오전부터 발표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회의를 주재하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오늘 이후로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해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보다 구체적인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이 점검 후 금일 오전부터 신속히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1시 30분 이복현 금감원장 주재로 별도의 긴급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불안 요인에 대해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한 것. 이 원장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 시장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참석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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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선포 직후 주가와 환율과 가상자산 시장 등 곳곳에서 '혼돈'이 포착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전 4시 38분 기준 코스피 200 야간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65포인트 내린 325.35를 보이고 있지만, 앞서 0시 19분 기준 313.15까지 후퇴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다시 낙폭이 줄어들었다.

이날 야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3원 급등한 1425.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비상계엄 선포 후 급등하기 시작해 0시 28분 기준 1440.5원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1억3000만원대에서 거래됐지만, 계엄령 선포 이후 약 30여분 만에 8800만 원대까지 급락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애플리케이션 및 사이트에서는 매수·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4시 38분 기준 1억3500만원대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중으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의 동태도 살필 예정이다. 아직 증시 개장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7시30분경 정상 운영 여부를 확정해 안내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