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김범준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김범준 기자
증권가는 4일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 "정치 불안 야기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계엄 해제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 낙폭 과대 시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밤사이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행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매수 대응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가 장 초반 급락할 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해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한다"며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해제가 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과 야간선물 시장 등이 낙폭을 축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 "특히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증시 전망 입장('연말 랠리 기대')과 투자 전략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주식시장을 정상 개장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밤 10시25분쯤 발표된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후 새벽 국무회의서 해제된 점을 감안해 정상 개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물은 9시, 파생상품은 8시45분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비상계엄령 선포와 함께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이 나오면서 전날 밤 11시부로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에 들어갔다.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국회에 출동한 계엄군도 철수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요동쳤던 환율 시장도 계엄 해제 소식 이후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인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3시30분)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계엄 소식 이후 환율은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발동되면서 장중 144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 막판 상승폭을 일부 줄였 다.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장중 5.48%까지 급락했지만, 이날 새벽 5시 낙폭을 줄이며 1.8% 하락 마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