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출터미널 비용 상승에…글로벌 가스 가격 오른다 [원자재 포커스]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장비 비용이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LNG 수출 단가를 높여 가스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텐 앤 파트너스의 LNG 부문 애널리스트들은 3일(현지시간) "미국 LNG 터미널 건설 및 운영 비용 증가가 미국 가스 수출의 경쟁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의 벤치마크 천연가스 헨리허브의 가격이 국의 탈석탄이 국가 안보 위험이라는 압박과 비용 문제로 인해 제한적일 것이며, 그 결과 LNG 수요가 향후 10년간 5% 증가하는 데 그칠 가능성(열량 단위)당 6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현재 헨리허브 가격은 MMBtu당 3달러 수준에 형성돼 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LNG 터미널 프로젝트들은 건설 비용 상승 문제에 직면해 있다. 루이지애나에서 건설 중인 벤처글로벌의 플래크마인스 수출 터미널은 당초 예산을 23억 달러 초과했다. 엑슨모빌과 카타르에너지의 합작 프로젝트인 골든패스LNG도 초기 예산보다 20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美수출터미널 비용 상승에…글로벌 가스 가격 오른다 [원자재 포커스]
포텐 앤 파트너스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책임자인 제이슨 피어는 "LNG 수출 터미널의 수요 증가, 전력 사용량이 향후 20% 이상 증가할 가능성, 그리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 필요 등까지 더해져 천연가스 가격이 MMBtu당 최대 6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에 천연가스는 많지만, 아주 저렴한 가스는 많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올해 초 신규 LNG 터미털 허가를 중단했다. 피어는 "LNG 신규 수출 중단 조치는 글로벌 LNG 가격을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하고, 기존 수출업체들에만 이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해당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피어는 "향후 미국 걸프만 지역에서 새로운 수출 터미널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기업들로서는 규제보다 고객 확보가 더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규제를 제거하더라도 고객을 찾는 것은 여전히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유럽의 LNG 수요가 생각만큼 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탈(脫)석탄 추진이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LNG 수요로 이어질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정치적 압박이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LNG 수요가 향후 10년간 5% 증가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종식되면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LNG보다는 파이프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구매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피어는 "단기적으로는 브렌트유 가격과 연계된 글로벌 LNG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MMBtu당 12달러까지 올라 향후 10년 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했다. 많은 LNG 장기 계약이 브렌트유 가격에 연동돼 있으며, 브렌트유 가격의 안정적인 전망이 LNG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