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에서 열리는 화천산천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각종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 제공
강원 화천군에서 열리는 화천산천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각종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 제공
강원 화천군은 인구 2만 명이 겨우 넘는 작은 마을이다. 거주민보다 군인이 더 많은 이 마을은 매년 겨울만 되면 관광객으로 잔뜩 붐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겨울 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2003년 처음 만들어진 화천산천어축제는 어느덧 국내에서 겨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축제 기간 방문객은 100만 명이 넘는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겨울 열리는 겨울 축제 중 유일하게 화천산천어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지정한 이유다. 올해 1월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아시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축제’로 화천산천어축제를 선정했다. ‘가장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가장 거대한 축제’인 셈이다.

올해 화천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23일간 열린다. 화천산천어축제는 개막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이달 21일 축제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선등거리 점등식이 열리면 수만개의 오색 산천어등과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마을을 가득 메운다.

1월 정식 개막 후엔 얼음낚시, 산천어 맨손 잡기 등 화천산천어축제의 간판인 산천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얼음낚시는 예약이 필요하며, 예약하지 않았다면 현장 낚시터를 이용해야 한다. 외국인 전용 낚시터와 쉼터도 마련돼있다. 산천어 체험 행사 입장료는 중학생 이상 기준 1만5000원이다.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 동반 시 무료다. 다자녀, 고령자, 장애인, 군장병 등 우대자는 1만원이다.

눈과 얼음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행사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 그중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눈썰매장은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길이 100m가 넘는 슬로프와 전용 튜브 썰매를 이용해 빠른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얼음 썰매 체험존에선 한국 전통 얼음 썰매와 가족형 얼음 썰매를 경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축제장 상공을 가로지르는 ‘집라인’ 체험, 회오리 형상의 튜브 관을 타고 내려오는 ‘봅슬레이’를 비롯해 얼음축구, 컬링, 피겨스케이트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많다.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화천산천어축제 제공
세계 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화천산천어축제 제공
화천산천어축제는 세계 겨울 축제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다목적광장에 있는 세계 최대 실내 얼음조각 광장이 대표적이다. 이곳엔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의 대표 건축물들이 얼음조각으로 조성돼있다. 실제 하얼빈 현지 기술자 30여 명이 만든 작품으로, 세계 최대 빙등축제로 손꼽히는 중국 하얼빈 ‘빙설대 세계’를 그대로 옮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들을 위한 핀란드 산타 마을의 산타 우체국도 있다. 핀란드 로바니에미시 산타 마을의 ‘리얼 산타’가 매년 요정들과 함께 화천을 방문해 어린이들을 만난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안전한 축제를 위해 빙질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거대한 얼음판 위에 수만 명이 동시에 올라가기 때문에 빙질 관리는 필수다. 주최 측은 매일 축제장 내 얼음두께를 점검한다. 상황실에선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펌프 시설, 여수로, 배수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지난 1년간 기다려 주신 관광객에게 최고의 축제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