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증시 더 빠진다"...계엄 후폭풍에 풋옵션 가격 3배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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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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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부의 긴급 계엄령 사태 여파로 파생상품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개장 직후 풋 옵션 가격이 2~3배 이상 급등하거나 풋 옵션 거래량이 콜 옵션의 2배를 넘기는 등 투자자들은 증시 약세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공포지수'로 꼽히는 변동성지수 역시 급등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국내 옵션 시장의 풋·콜 레이쇼(10분 거래량 기준)는 2.22를 기록했다. 주식 현물시장 개장 직후 1.62에서 시작해 1 이상을 유지하다가 급증했다. 풋·콜 레이쇼는 풋 옵션 거래량을 콜 옵션 거래량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증시 약세에 베팅하는 풋 옵션 거래량이 콜 옵션 거래 대비 2배 이상 더 많았다는 의미다.
[마켓PRO]"증시 더 빠진다"...계엄 후폭풍에 풋옵션 가격 3배 급등
통상 풋·콜 레이쇼가 1 이상이면 하락 예상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날 비상 계엄 선포와 해제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풋 옵션으로 리스크를 헤지(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풋 옵션 가격도 급등했다. 행사가 325.0인 12월 만기 코스피200 풋옵션은 전일 대비 188.02% 급등한 4.80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코스피200 지수가 324 수준임을 고려하면 향후 만기일인 12월12일까지 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매수한 것이다. 풋 옵션을 매수하면 투자자는 해당 행사가에 팔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돼 현재보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이득이다. 행사가가 더 낮은 풋 옵션 종목들은 프리미엄 상승 폭이 더욱 컸다. 행사가가 315인 코스피200 풋옵션은 장중 365% 넘게 올랐다.
[마켓PRO]"증시 더 빠진다"...계엄 후폭풍에 풋옵션 가격 3배 급등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외국인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3569억원 어치 순매도 중이다. 전날 50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날 매도세로 돌아섰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오늘은 선물·옵션 포지션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외국인 선물 매도금액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포지수로 꼽히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이날 오전 전일 종가 대비 19.66% 급등한 22.83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4.15까지 치솟았다. 이 지수가 20을 넘기면 변동성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후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보이자 지난달 13일 24.86까지 치솟았다. 최근엔 20 이하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당시엔 45.86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비상 계엄이 선포되면서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와 연계된 코스피200 야간 선물도 한 때 5% 넘게 빠지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야간선물 신규 주문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