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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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2월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매입 대상 RP를 공공기관 발행 특수채 등까지 확대하고, 모든 은행과 증권사로 매입 기관도 늘리기로 했다. 전날 비상계엄 선언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을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한은은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RP매매 대상 증권과 대상기관을 확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필요시 전액 공급 방식의 RP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 국고채 단순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도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

RP매입은 금융기관의 채권을 환매를 조건으로 한은이 사주는 방식의 유동성 공급 도구다. 국채, 정부보증채와 금통위가 정한 기타 유가증권이 매입 대상이다. 한은은 이번 임시 금통위에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까지 매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RP매매 대상 기관도 늘린다. 한은은 국내은행과 외은지점 전체, 증권사와 선물회사 전체를 RP매매 대상 기관으로 허용키로 했다. RP매매는 심사를 통해 금통위가 정한 기관들만 할 수 있는데, 이번 의결로 대상 기관이 대폭 확대됐다.

한은은 "한은의 신용위험 관리를 위해 '자기발행채권 및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매매 대상증권에서 제외하고, 새로 추가된 대상 증권의 신용위험이 한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이날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한은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안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당분간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