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계엄령 의혹을 제기했을 때 SNS 시대에 영상을 다 찍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하냐. 또 미국이 동의하겠으며, 한국의 투자자들이나 언론은 동의하겠냐. 이건 망상이라고 발언했었는데 정중하게 사과를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전했다.

박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쭉 해온 걸 보면 정상적 판단을 지금 못 하는 거 아닌가 싶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안보라인 쪽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이런 판단을 했나"라고 지적했다.

김 앵커는 "다른 거 다 차치하고 대통령이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라며 "밤사이에 국민들은 얼마나 불안에 떨어야 했으며 금융시장 출렁였다. 그런가 하면 외국에서는 도대체 한국이 무슨 일이야? 한국이 저렇게 후진국이었어? 군인들이 국회에 막 난입하는, 창문 깨고 난입하는 그런 나라였어? 지금 이런 평가가 쏟아지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에 박 대표는 "윤 대통령은 옳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왜 했을까. 국회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 이게 불가능한 거 아닌가. 어차피 해제하는 거고 이건 막을 수가 없다"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동영상으로 다 찍는데 거기 군인을 1000명을 투입하면 시민들 10만 명이 올 텐데 그 막을 수도 없는 일을 이렇게 왜 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위는 끝났다고 본다"면서 "그동안 탄핵이 힘들었던 이유는 중도층 민심이 거기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서였는데 이번에 계엄 선포해서 불을 붙여준 느낌이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 관련 내용이 담긴 호외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 관련 내용이 담긴 호외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대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이걸 선포했을 것 같으냐'는 김 앵커의 질문에 "야당이 계속 감사원장도 검사도 다 탄핵하고 예산도 다 깎고 아무것도 못 하게 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려고 하는데 정상적으로 돌릴 방법이 없었다"면서 "거기다가 여당 내에서도 특검과 관련된 얘기가 계속 나오고 특검 표결이 연기가 되고 명태균 씨 등 이슈가 불거지니 야당이 계속 이렇게 헌법에 부여된 권한을 다 이용해서 국정을 마비시키면 대통령도 헌법에 부여된 절차에 따라 충격요법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야당을 정치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게 할 수 있는 가장 그나마 합리적인 이유다"라고 추정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윤 대통령의 자살 행위다. 자살골이 아니고 자살인 이유는 자살골은 만회할 수 있는데 자살은 만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는 여당 지지층들도 대통령의 임기를 마칠 수 없을 것 같다는 데 공감대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